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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웅건한 기상을 다룬 창작뮤지컬 <수천>이 2년간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쳐 판타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 2003년 1월 초연 모습. 극단수천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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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유명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 등이 국내 공연계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창작공연물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결코 외국 공연물들이 느끼고 표현할 수 없는 우리만의 주제와 예술적 상상력, 독특한 표현양식을 통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오페라 ‘동방의 가인 황진이’=최근 창작 오페라가 드문 시점에서 서울 캄머 21 오페라단(단장 최태성)이 제14회 정기공연으로 <동방의 가인 황진이>를 오는 7월1일부터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초연한다. 지난 몇해 동안 공연된 창작 오페라들이 <이순신> <녹두장군> <동명성왕> 등 남성 위인전 류가 대부분인데 반해 이 작품은 여성의 자유를 선언하며 스스로 기생이 된 황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오페라 <원술랑>의 여성 작곡가 오숙자가 황진이의 인간적인 면을 새롭게 부각시키고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여성중심의 규방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정치용과 김홍승 등 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각각 지휘자와 연출가로써 호흡을 맞추며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바리톤 최현수(이사종 역)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황진이 역으로 뮤지컬 <명성황후>의 히로인인 소프라노 김원정과 국내 정상급 프리마돈나인 소프라노 김인혜(서울대 교수), 소프라노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02)588-9630. 가극 ‘금강’=‘6.15민족통일대축전’ 마지막 행사로 지난 16일 밤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역사적인 첫 평양공연을 올려 북한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던 가극 <금강>이 28~29일 저녁 경기도 안산문화예술회관 무대에 다시 선다. 무료로 벌이는 이번 공연에도 연출가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와 최근 <헤드윅> 등으로 뮤지컬계 젊은 스타로 떠오른 오만석을 비롯해 장민호·서희승·양희경·강신일 등 원로·중견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해 평양공연의 열기를 남쪽에서도 지펴나간다. (02)745-5872. 뮤지컬 ‘수천’= 또 지난 2003년 고구려의 웅건한 기상을 다룬 창작뮤지컬로 화제를 뿌렸던 고구려 뮤지컬 <수천>이 2년간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쳐 판타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나 7월7일부터 17일간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려진다.
<수천>은 광개토대왕의 호위무사인 장하독과 아내이자 ‘하늘의 자손’ 수천, 그의 후손들이 대왕의 명으로 옛 고구려의 영토인 몽골고원의 따싱안링에 남아 1500년의 세월을 지켜온 이야기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로 펼쳐진다. 극단 수천 임용택 기획팀장은 “지난 두 차례의 공연과 2년간의 수정작업을 통해 드라마틱한 대사 중심의 대본을 완성했고, 무거운 느낌의 뮤지컬 넘버를 현대적인 감각을 곁들인 서정적인 노래로 편곡했으며, 정적인 무대를 동적인 무대로 변화시켜 웅대한 고구려 대륙의 역동성과 스케일의 표현하는 데에 역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신동호 시인의 희곡을 강혜영이 각색하고 가사를 썼고, 김정환과 윤민석이 각각 연출과 작곡을 맡았다. (02)336-4758. 뮤지컬 ‘청년 장준하’= 지난해 8월 국내 첫 감성로드 뮤지컬로 초연돼 화제를 모았던 <청년 장준하>(작·연출 조한신, 작곡 송시현)도 지방공연과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오는 8월5~15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이 창작뮤지컬은 독립운동가 장준하와 33인의 젊은이들이 독립군이 되기 위해 중국 동북부에 주둔해 있던 일본군부대를 탈출해 중경으로 가는 6천리 대장정을 담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1대 장준하 조승룡에 이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서영주와 <사랑은 비를 타고>의 최성원, <해상왕 장보고>의 이기영 등 젊은 뮤지컬 스타 등이 2대 장준하 역으로 가세한다. 또한 작곡가 최태완,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정경진, 이영준, 신현권 등 세션연주자들과 해금연주자 김애라, 국악인 유경화, 25현 가야금 연주자 문양숙 등이 국내 창작뮤지컬 사상 최고의 제작비와 1년6개월간 제작기간을 들여 <청년 장준하>의 전곡이 수록된 앨범도 제작했다. (02)722-146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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