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옥션, 일본인에게서 입수…7월 경매 조선 후기 천재화가 단원 김홍도(1745~?)가 그린 풍속도 등의 그림 10폭을 실은 미공개 화첩이 세상에 나왔다.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최근 일본 수집가로부터 이 화첩을 입수해 7월6일 열리는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화첩의 그림들은 단원의 50대 이후 노년기 작품 모음으로 추정된다. 그림마다 ‘단구’, ‘단노’ 같은 말년 호를 낙관한 경우가 많고, 담담한 조선풍 인물 표현과 자유로운 묵법 등이 원숙기 화풍임을 알려준다. 기존 단원 화첩으로는 50대 작품인 병진년 화첩(호암미술관), 단원 일품화첩과 금강산 사경화첩(이상 간송미술관) 등이 전하는데, 이번 미공개 화첩은 문헌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어서 단원의 그림 세계를 연구하는 데 좋은 추가 자료로 평가된다. 이원복 국립 광주박물관장은 “평이한 소재에서도 현실적 재현과 무형의 기운을 동시에 얻어냈던 단원의 비범성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화첩에 실린 풍속도인 〈수차도〉(사진 위)는 물 줄기를 퍼올리는 수차의 두 바퀴 사이 수로를 등짐 진 젊은이가 지팡이를 짚은 채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경 두 사람이 지팡이 짚고 갈 곳을 더듬거리는 해학적 풍경 그림(아래)이나 웃통 벗은 남자가 나무 통 속 물고기를 내려다보는 〈계색도〉, 전통 옷을 입고 낙타를 탄 청나라 만주인의 그림 등도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회화적으로는 금강산 내금강의 마애불인 묘길상 사생 그림이 주목받고 있다. 이 그림에 대해 유홍준 문화재 청장은 “단원의 묘길상 그림들 가운데 불상의 본질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평했다. 화첩 그림들은 7월1~6일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사옥에서 전시된다. (02)395-0185.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제공 서울옥션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