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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7 17:40 수정 : 2005.06.27 17:40

논란 뚫고 진실 파헤친 7년

2006년엔 제목·형식 바뀔듯

문화방송의 현대사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6일로 온 백회를 채웠다. 100회 내용을 돌아보는 특집으로 올해 시리즈를 마치면서 1999년 9월12일 첫 방영 이래 7년여의 대장정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사의 민감한 속내를 성역없이 드러내는 다큐멘터리를 7년째 이어왔다는 것만으로도 <이제는…>은 우리 방송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으로 기록될 만 하다. 현대사 다큐멘터리로 100회를 기록한 건 <이제는…>이 처음이라는 점이 이를 역설한다. 그만큼 <이제는…>은 늘 논란과 함께였다. 시작 시점에선 “왜 이제야 말하느냐”는 정당한 비판이 따랐다. 스스로 진실을 감추고 오히려 거짓의 나팔수로 전락했던 방송의 과거사에 대한 준엄한 질책이었다. 그 뒤로는 “아직도 말할 게 남았느냐”는 회의와 경계가 매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게된 진실의 힘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두려움이 거기 깔려 있었다.

그 논란을 뚫고 <이제는…>은 그동안 학살과 쿠데타, 반공과 레드콤플렉스, 전쟁과 미국 등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온 권력기제의 작동방식을 햇볕아래 드러냈다. 또한 그 수레바퀴에 깔려 스러져간 이들의 한서린 목소리를 대변했고, 그 가차없는 권력기제에 대한 저항의 몸부림을 되살려내려 시도했다. 때론 샤먼의 몸짓이었고, 때론 사관 또는 사회과학자의 냉정한 시선이었다. 진실 위에서만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충격과 논란으로 가득한 시리즈를 100회까지 밀고온 힘이었다.

<이제는…>이 내년에도 계속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화방송 내부에선 이젠 형식과 관점 모두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큰 흐름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김환균 책임피디는 “정규 프로그램인 <엠비시 스페셜> 안에서 <이제는…>의 발언을 이어가거나, 시리즈로 간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과 형식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앞선 연대의 회의와 경계와는 달리, 더 이상 <이제는…>만이 발언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는, 시리즈 형식의 게릴라전 아닌 정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인 듯 하다.

문화방송은 30일 오후 3시 본사 회의실에서 ‘한국사회의 변화와 역사인식’를 주제로 <이제는…> 100회 기념 좌담회를 연다.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정용욱 서울대 교수, 홍석률 성신여대 교수,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이제는…>의 7년을 정리하고 내일을 전망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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