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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9 16:33 수정 : 2005.06.29 16:33

안창홍 작 <49인의 명상>

홍성민·이순종·고승욱씨등
문제작가 작품 내보여

서구 현대미술에 맞서 이 시대 한국 현대미술이 내세울 특질은 무엇일까. 외국인들에게 우리 현대미술의 단면을 딱 부러지게 내보일 수 있을까.

서울 북한산 기슭의 평창동 토탈미술관 지하, 지상 3개층과 6개 방을 메운 ‘번역에 저항한다’전 출품작들은 이런 물음들에 대해 언뜻 후져보이면서도 팡팡 튀는 문제작가들의 상상력으로 응답한다. ‘당근송’에 맞춰 춤추면서 서양 영화에 나오는 전사들을 일격에 쓰러뜨리는 캐릭터 인형(홍성민)들과 암팡진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 전통 그림의 미인도(이순종), 항문으로 쓴 퍼포먼스 붓글씨(고승욱), 마치 내장을 그린 듯한 맨드라미 정물(김지원) 등은 독특한 문제의식으로 무장한 작가군들이 미술판에 적지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젊은 기획자 강수미씨가 꾸민 이 전시는 세계화의 격류 앞에서 서구적 언어로 번역 불가능한 한국 현대미술의 특장을 보여주려는 의도 아래 꾸려졌다. 그로테스크하거나 미세한 미학에 집착하는 회화 모음인 ‘아름다움-탐미론’, 특정 장소의 공간적 성격에 주목한 미술 작업을 모은 ‘움직임-사회적 실천론’, 90년대 이후 스펙터클한 한국 현실을 진단하는 작업들을 모은 ‘불협화음-현재론’, 서울-지방 미술의 차이점을 조망한 ‘다름-지역적 차이론’ 등의 전시 소주제들은 난해하고, 작품 개념들은 주제와 좌충우돌하기도 한다. 하지만 북한산과 장난감 집을 대비시킨 강홍구씨의 사진 <미키네 집>, 사진관 인물사진을 망자의 사진처럼 합성한 안창홍씨의 <49인의 명상>에서 보이듯 화랑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제작들을 만난다는 점만으로도 전시는 충분히 즐겁다. 10일까지. (02)379-3994.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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