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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1 16:43 수정 : 2005.07.01 16:43

주식 ‘1% 초과’ 금지 대주주 사양
총장·교사·장기수·법조인…
각계 ‘개미주주’ 들 발전기금 행렬

온 들판을 뒤덮는 불길도 티끌만한 불씨에서 시작해 번져나간다.

<한겨레> 제2 창간운동 발전기금도 소액의 풀뿌리 후원으로부터 출발해 점점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참여 액수도 1만원대에서부터 1천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무의탁 노인·노숙자들의 정성이 한푼두푼 모인 돈이 발전기금으로 기탁되는가 하면, 기업인·종교인·공직자·교육자 등으로 갈수록 참여 범위도 확산되고 있다.

6월20일 밥퍼나눔운동본부 대표 최일도 목사는 한겨레신문사를 찾아 무의탁노인·노숙자·행려자들이 무료식사를 제공받으며 ‘자존심 유지비’로 100원씩 낸 돈을 모은 502만원을 한겨레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최 목사는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봉사하는 실무자들과 100원씩을 냈던 분들이 가장 어려운 사람들의 눈과 귀, 그리고 손과 발이 되어주는 <한겨레>가 새롭게 탄생하는 데 이 돈을 기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찬성했다”며 “때마침 모인 돈이 502만원이어서 예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수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인 것과 같은 기적이 한겨레 제2 창간에서도 이뤄질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도 자신의 월급을 떼어 발전기금으로 내겠다는 의사를 한겨레신문사에 전해 왔다. 노 대통령은 한겨레 창간주주로, 1987년 12월 창간기금 모금 당시 30만원을 내는 것은 물론 부산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89년 1차 증자 때와 91년 2차 증자 때 각각 100만원과 50만원을 내 한겨레신문사 주식 360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기존 주주인 신인령 이화여대 총장이 새로이 발전기금을 낸 것을 비롯해 교수와 교사 등 다양한 교육계 인사들이 이번 제2 창간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기존에 한겨레 주주로 참여했거나 새로이 참여하는 종교계와 법조계, 정치권 인사들도 다수다.

<보안관찰자의 꿈>의 저자인 장기수 출신 정순택(85)씨도 6월30일 5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이는 89년 30년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뒤 친구들이 모아준 돈 50만원을 한겨레 발전기금으로 낸 데 이어 또다시 내는 것이다. 정씨는 “한겨레가 대립의 남북관계를 상생의 남북관계로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우리나라에 진보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 아직도 많다는 생각에 제2 창간기금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한겨레 발전기금에 참여한 기존 주주와 예비 주주들의 명단은 7월 중순께 지면에 공개할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겨레 발전기금을 기탁하겠다는 의사가 알려지자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언론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한겨레신문사가 발전기금 접수를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사는 “이는 한겨레신문사의 소유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 오해”라고 밝혔다.

한겨레신문사는 주식회사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주식을 구입할 수 있으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또한 언론의 독립성과 관련해 한겨레신문사는 87년 법인 설립과 창간 때부터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주창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한겨레신문사는 특정인이 한겨레신문사 발행 총주식의 1%를 초과해서 소유할 경우, 1% 이상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부 원칙을 정해 놓고 있다. 실제로 6만2천여 기존 주주 가운데는 1% 이상을 소유한 ‘주요 대주주’가 한 분도 없으며, 한겨레신문사 직원들로 구성된 우리사주조합만이 유일하게 그 기준을 넘을 따름이다.

고광헌 제2 창간운동본부 사무처장은 “발전기금 모금에는 한겨레의 사회적 역할과 미래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노 대통령도 그 중의 한 분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십시일반 느리고 힘든길이 값진길입니다

오대산 해원스님 한겨레발전 ‘합장’ 먼걸음

6월28일 오후 제2창간운동본부 사무실에 스님 한 분이 찾아오셨다. 수척했지만 맑은 눈빛의 스님은 합장을 한 뒤 편지봉투를 내밀었다.

“승려인데 발전기금으로 돈을 내도 되나요? 절을 대표해서 온 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왔습니다.”

“문제 없습니다. 스님들도, 신부님도 많습니다”라는 대답에, 머뭇거리던 표정이 이내 밝아졌다. 오대산 상원사에 적을 둔 스님의 법명은 해원(海圓). “그냥 돈만 내고 가겠다”는 스님에게 “주식 전환과 업무처리에 필요하다”고 강권해 속명과 주민등록번호까지 적도록 했다. 해원 스님은 〈한겨레〉 발전기금을 내기 위해 이날 오전 일찍 강릉을 출발했다.

“지난번 퀵서비스로 배달하는 한 분이 신문사를 찾아와 하루 일당을 놓고 갔다는 기사를 보고 꼭 한번 한겨레신문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절과 신도들이 보태준 여비를 모았다며 15만원을 기탁했다.

한겨레는 우리 사회 ‘지장보살’
모든 중생 구제할때까지 남을…

스님은 처음 찾은 한겨레신문사를 두고 말문을 열었다.

“신문사가 있는 이 곳은 허름한 집들과 고층아파트가 섞여 있고 멀리는 시내의 높은 빌딩들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허합니다. 더욱이 고층빌딩 위에서 내려다보면 어지럽고 불안합니다. 한겨레는 가난한 곳에 서 있지만 부자인 사람들에게도 빛을 건네줄 수 있는 그런 신문이 되어야 합니다.” 스님은 한겨레가 어느 한 곳에만 천착할 것이 아니라 두루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 속을 구분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 둘을 오가며 살아갑니다. 불가에서도 방한암 선사처럼 꼿꼿하게 수련에 전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어우러져 적극 참여하는 만해 한용운 스님 같은 존재도 중요한 것이지요. 한겨레가 발 디딘 터전도 복합적입니다.”

익명으로 발전기금을 전달하려던 스님이었지만, 말문이 터지자 〈한겨레〉에 대해 할 말이 적지 않았다.

“겨레가 통일되는 그날까지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평등세상이 올지 모르지만 그런 희망을 갖고 살아가면서 좀더 그런 세상에 가까이 가고자 해야지요. 한겨레는 평등세상이 올 때까지 유효한 언론입니다.”

스님은 한겨레의 소임을 불가의 지장보살에 빗댔다.

“불교에는 지장보살이 계십니다. 육도의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성불을 않겠다는 크나큰 원력의 보살입니다. 저는 한겨레가 우리 사회에서 지장보살과 같은 그런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님은 발전기금을 모으고 있는 한겨레에 대해서도 발원을 남기었다.

“한겨레는 국민주 신문을 뿌리로 출발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것이 한겨레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가능성입니다. 사찰에서 불사를 하는 방법엔 여러 길이 있습니다. 절에 문화재가 있어 문화재 관람료를 모아 벌이는 중창은 빠르고 쉬운 길입니다. 이와 달리 신도들의 십시일반으로 하면 모이는 금액도 얼마 안 되는데다, 느리고 힘듭니다. 그렇지만 그 느리고 힘든 길이 더 값진 중창의 길입니다. 그렇게 중창을 해야 절의 터전도 생기는 법입니다.”

스님은 출가 이전인 창간 당시 한겨레신문 주식을 구입한 기존 주주였다. “대학생 신분이라 아주 소액으로 참여했다”며 참여 액수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한겨레신문사 2층 로비에 새겨진 주주명단에는 스님의 속명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허허! 여기 제가 주주였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었군요. 참으로 뜻밖입니다.”

글 구본권, 사진 〈한겨레〉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한겨레 발전기금 이렇게 내세요

가. 주주광장( http://juju.hani.co.kr )에서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또는 가상계좌이체를 이용하여 입금하실 수 있습니다.

나. 국민은행(계좌번호 827901-04-010483 예금주 한겨레신문사)과 하나은행(계좌번호 555-910007-69505 예금주 한겨레신문사)의 전국 본·지점에 마련되어 있는 한겨레발전기금 접수처나 본사 주주센터에서 현금으로 납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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