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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1 17:20 수정 : 2005.07.01 17:20


△ (사진설명) 세계적으로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든 국민주 신문 <한겨레>에는 어느 언론사에서도 볼 수 없는 ‘주주 명단’이 있다. 나라의 앞날을 책임질 어린이들이 국민들의 정성으로 만들어진 한겨레신문사를 견학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사 2층 로비는 독립되고 자유로운 민주언론을 열망한 6만2천여 주주들의 꿈이 서린 한겨레의 ‘성소’이다.

6만2천여 주주들의 희망을 마음속에 꼭꼭 새겼습니다

1987년 9월부터 99년12월까지, 사옥 2층 로비 네 벽면을 가득 메운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훑어내리며 한겨레는 왜 있으며 무엇을 위한 보도를 해야하는지 그 출발과 정체성을 다시한번 되새깁니다. 또 한명의 한겨레 희망, 2000년대 주주가 되어주시겠습니까?

▲ 한겨레신문사 현관에는 국민들의 열의와 정성이 모여 만들어낸 <한겨레> 창간호 1면이 동판으로 제작되어 있다. 독재권력과 결탁해 국민을 기만하던 언론에 환멸한 많은 시민들은 1988년 5월15일 <한겨레> 창간에 감격하고 환호했다.
한겨레신문사의 건물은 다른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사옥을 자랑할 때 쓰는 ‘최첨단 인텔리전트’ 사옥이랑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붉은 격자형 기둥과 보를 노출시킨 콘크리트 구조물에 모르타르 뿜칠로 거칠게 마무리된 한겨레신문사 건물은 전형적인 언론사 건물과 다르다. 시내 중심부의 땅값 비싼 자리에 유리와 철골로 깔끔하게 마감된 수십층짜리 다른 신문사들과는 위치와 겉모습에서도 다르지만 건물 내부도 큰 차이가 난다. 건물 내부로 들어와 승강기를 이용하려 해도 두 층짜리 층계를 올라가야 하고, 공기순환 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각 층과 사무실마다 별도의 냉방기와 난방기로 실내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정보를 다루는 신문사들이 대부분 카드키나 지문인식 등을 통해 사무실 출입 여부를 확인하고 기록을 남기는 첨단 보안시스템을 갖춘 데 비해 한겨레신문사는 2층 현관에서 눈으로 신분증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모두 ‘비용의 최소화’라는 건축 원칙에서 비롯한 결과다.

일체의 꾸밈과 인테리어를 도외시한 한겨레신문사 건물에서 유일하게 ‘인테리어’가 이루어진 곳이 있다. 내부 직원이건 외부에서 찾은 손님이건 모든 출입자가 거쳐야만 하는 2층 현관이다. 한겨레신문사 2층 현관은 한겨레의 출발지점과 정체성이 기록된 ‘상징적 공간’이다. 신문사로 들어오기 위해 문을 열면 한겨레신문사 초대 사장인 청암 송건호 선생의 얼굴상이 세워져 있다. 다시 한번 유리문을 열면 안내데스크가 있는 로비다. 바로 한겨레신문사의 임자인 주주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곳이다.

“6만여 주주의 희망과 열의, 땀과 눈물, 정성과 참여를 항상 기억합니다. 한겨레신문사”


한겨레신문사의 주주는 2005년 상반기 현재 6만2천여명. 모두 69개의 동판에 새겨진 주주 명단은 모집 시기를 기준으로 5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1987년 9월~1988년 5월(가금숙~익명21)

1988년 6월~1988년 12월(강건~황흥대)

1989년 4월~1989년 6월(가시천~황희진)

1990년 12월~1992년 4월(강경래~효자동)

1992년 12월~ 1999년 12월(강경숙~황희철)

참여 시기에 따라 모두 69개의 동판에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주주들의 6만2천여 명단 동판은 세계 언론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국민주주 언론사 한겨레신문사만의 자랑이다.

한겨레신문사 2층 로비의 주주 명판은 한겨레만의 자부는 아니다. 바쁘게 현관을 지나치는 방문객은 지나칠 수 있으나, 백두산 천지가 실린 <한겨레신문>(당시 제호) 창간호와 한겨레 창간발기선언문, 주주 명단이 네 벽면을 둘러싼 이곳에서 눈길은 동판을 피해갈 수 없다. 한겨레를 우연히 찾은 방문객이 한겨레신문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겨레>의 주인이 누구이고 무엇을 위한 보도를 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3년째 2층 현관에서 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임혜경씨는 “이 주주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고 감격해하는 주주들이 많다”고 말한다. 임씨는 “대부분의 주주들이 자신들의 주식 참여시기를 한겨레 창간 때로 기억해 88년 즈음을 기준으로 찾지만, 알고 보면 89년 방북취재 계획 탄압 때등 다른 시기인 경우가 많다”며 “이제껏 자신의 이름을 찾으려다가 찾지 못하고 허탕친 주주는 한 분도 없다”고 들려준다. 한겨레신문사를 방문했거나 주주센터를 찾은 주주들이 들르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러 이 곳에 새겨진 주주 명판을 확인하기 위해 찾는 주주도 적지 않다고 임씨는 말한다. 간혹 고등학생을 데리고 오는 주주도 있다고 한다. <한겨레>가 창간되던 당시 갓 태어난 자녀 이름 앞으로 주식을 구입해, 한겨레 주주인 자녀에게 “네 이름이 바로 여기 있다. 아빠가 <한겨레> 주식을 너에게 물려주는 것이야”라며 알려주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한다.


△ 한겨레신문사 현관 2층 로비에 새겨진 6만2천여 주주의 명단. 모두 69개의 동판에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6만2천여 주주의 이름은 민주언론을 만들고 지켜온, <한겨레>의 주춧돌이다. <한겨레>의 설립 배경과 존재 이유, 나아갈 바를 알려주는 한겨레신문사의 ‘역사적 공간’이다.


1987년 9월~1988년 5월(가금숙~익명21)
1988년 6월~1988년 12월(강건~황흥대)
1989년 4월~1989년 6월(가시천~황희진)
1990년 12월~1992년 4월(강경래~효자동)
1992년 12월~ 1999년 12월(강경숙~황희철)



한겨레 2층 로비에서 동판에 새겨진 주주의 이름을 발견한 기존 주주들은 하나같이 얼굴 가득 웃음을 띤다고 임혜경씨는 증언한다. 주주들이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고 웃음 짓는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국민이 주인된 민주언론 <한겨레>에서 성소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2001년 한겨레 창간 13돌을 앞두고 제작된 한겨레신문사 주주명부 동판의 돋을새김은 아래의 문구로 마무리된다.

“2000년대 새 주주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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