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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감독을 두지 않는 독특한 운영구조로 유명한데 롤란드 디리는 “작은 주주회사이기 때문에 20여명 상임단원들이 주주의 자격으로 참여해 지휘자와 프로그램, 협연자 등을 선정한다”면서 “이번 연주회에서도 단원들이 협의해 연주 프로그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10월7일 연주회에 11일에는 윤이상 음악 특집으로 꾸미는 정기음악회 ‘해피 뉴 이어’(행복한 새로운 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11일 윤이상 특집도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의 해설로 열리는 ‘해피 뉴 이어’ 프로그램은 독일 헤센방송국이 녹화 편집할 예정이다. ‘윤이상과 그 이후’ 연주회와 함께 시디나 디비디로 제작해 한국의 음악대학에서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는 “윤이상과 앙상블 모데른의 인연은 1987년 함부르크 세계팬클럽대회 개막식 공연에 초청받아 <무궁동>을 초연한 것이 계기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의 스승 하인츠 다인처로 거슬러간다”고 회고했다. 1967년 6월 윤이상이 ‘동베를린 간첩단사건’으로 한국으로 끌려가자 독일 예술가들이 구명운동을 벌였다. 윤이상은 감사의 뜻으로 수인 생활 중 병원에서 작곡한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율’>을 하인츠 다인처에 헌정했고, 그는 베르너 하이더와 함께 1968년 7월26일 에를랑겐에서 초연으로 화답했다. “윤이상 선생은 유럽 악기 구조와 한국 음악세계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양쪽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조화시켜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말고는 동서양의 음악요소를 그토록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곡가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서울 연주회에 이어 3일부터 8일까지 통영에서 열리는 ‘국제 윤이상 아카데미’에도 참가할 예정인 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세계적인 현대음악가를 배출한 고향에서, 그것도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세계적인 현대음악가들을 초청해 국제 현대음악제를 벌이는 곳은 보지 못했다”고 깊은 인상을 털어놓았다. 그는 앙상블 모데른의 음악적 경험을 전수하고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국제앙상블아카데미’에 한국의 뛰어난 젊은 음악가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했다. 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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