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7.24 19:11 수정 : 2005.07.24 19:14

지난 23일 새벽 백두산에 올라 민족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통일문학 행사를 연 남북 문학인들이 함께 어울려 기쁨과 감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남쪽에서 고은 신경림 백낙청 황석영씨 등 100여 명, 북쪽에서 홍석중 오영재 남대현 김병훈씨 등 20여 명과 재외동포 작가들이 참석했다. 〈문화방송〉 화면 촬영

“삼천리 강산 모든 풀잎 꽃잎 이슬들…어찌 하나 아니겠느냐…”


남북 작가대회 행사 성황

통일문학의 신새벽을 열어젖히는 남·북 문인들의 함성이 백두산 천지 위로 메아리쳤다.

지난 23일 새벽 5시께 백두산 장군봉 아래 개활지에 남과 북, 재외동포 문인 등 150여 명이 모였다.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이하 남북작가대회)의 나흘째 행사인 ‘통일문학의 새벽’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북쪽 시인 리호근씨와 남쪽 소설가 은희경씨의 공동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남쪽에서 고은 신경림 백낙청 황석영씨 등 100여 명, 북쪽에서 홍석중 오영재 남대현 김병훈씨 등 20여 명과 재미동포 작가 이언호씨와 일본의 김학렬 김정수씨 등이 참가했다.

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작가대회 본대회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문을 연 행사에서, 먼저 고은 시인이 지난밤 백두산 삼지연 베개봉 호텔에서 쓴 시 ‘다시 백두산에서’를 낭독했다.

“해 뜬다/ 이 삼천리 강산 모든 풀잎들 꽃잎 이슬들/ 아침햇발 한 살 한 살에 눈 뜬다/ 몰싸리꽃 곰취꽃/ 우정금꽃/ 기뻐라// 1백년 전 하나였던 것/ 1백50년 전 하나였던 것/ 아니 3백년 전/ 어느 먹밤 터무니에도/ 오로지 하나였던 것// 1백년 후/ 어찌 하나 아니겠느냐는 것//….”

이어 소설 〈황진이〉의 북쪽 작가 홍석중씨가 마이크 앞에 섰다. 홍씨는 “사람이 마음을 모으면 하늘을 이긴다. 우리는 6·15 공동선언으로 모아졌다. 조국 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백두산에 올라 조국통일 만세라는 말을 다시 외칠 것이다”라고 통일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마음모아 혈맥도 잇자” 150여명 한목소리
남 이기형·북 오영재 시인 ‘사모곡’ 눈물바람


이날 행사에선 북쪽 시인 박세옥씨와 남쪽 소설가 송기숙씨, 일본에서 온 동포 평론가 김학렬씨, 그리고 북쪽의 젊은 여성 시인 박경심씨 등이 나와 각자의 시를 읽거나 소감을 밝혔다. 남대현씨는 “지맥은 하나지만 혈맥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때와 장소를 골랐다. 이제 우리는 마음 하나로 합치는 것만 남았다.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 겨레가 하나로 뭉친다”고 강조했다.

조선작가동맹 김병훈 위원장의 연설로 행사를 마감한 참가자들은 “백두산 만세” “민족문학 만세” “조국통일 만세”를 외치며 산회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자인 남쪽의 이기형(89) 시인이 월북 시인 오영재씨와 부둥켜안고 눈물바람을 해 눈길을 끌었다. 천지에 도착하면서부터 울음을 보인 이씨는 오씨를 만나자 “어머니를 북에 두고 내려온 나와 어머니를 남에 두고 올라온 당신은 같은 처지”라며 끌어안았고, 이에 오씨 역시 눈물로 답했다.

한편, 21일 오후 ‘통일문학의 새벽’ 행사를 사전 연습하는 자리에 참석한 북쪽 작가 홍석중씨가 “우리의 이번 만남을 가장 좋아하는 분이 바로 우리 장군님” “하루에도 몇 번씩 행사가 잘 진행되는지 물어보신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작가대회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해 이목을 끌었다.

평양 본대회에 이어 백두산 행사를 마친 남북작가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묘향산으로 장소를 옮겨 ‘민족문학의 밤’ 행사를 치른 뒤 24일 평양에서 폐막 연회를 열었다. 남쪽 대표단은 25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 편으로 인천으로 돌아온다.

평양·백두산/ 공동취재단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공동선언문(전문)

국내외의 우리 민족문학인들은 민족 분단 60년 만에 처음으로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유서 깊은 평양에 통일 애국의 한마음을 안고 모였다. 민족문학과 민족정서가 상봉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는 온겨레의 축복과 전 세계의 기대 속에 통일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시대와 역사 앞에 지닌 민족문학인의 숭고한 사명을 자각하고 함께 손을 잡고 마음을 합친 우리들은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 아래 하나로 굳게 뭉쳐 조국의 통일을 기어이 이룩해 나가려는 서로의 결연한 의지와 신념을 확인하였다.

갈라지고 막혔던 민족문학은 이 순간부터 한 줄기로 합쳐져 보다 거세고 장쾌하게 전진할 것이다.

본 대회는 6·15 시대 민족통일운동의 선도자적 역할을 다하려는 우리 민족문학인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첫째, 우리 민족작가들은 6·15 공동선언을 조국통일의 유일한 이정표로 삼고 이를 견결히 옹호하고 끝까지 고수할 것이다.

둘째, 우리 민족작가들은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 아래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의 정신으로 문학 창작에 매진할 것이다.

셋째, 우리 민족작가들은 사상과 신앙, 출신 지역과 입장을 넘어 굳게 단합하며 민족문학 활동에서 연대와 연합을 더욱 활성화해 나갈 것이다.

넷째, 우리는 국내외 민족문학인들의 공동의 조직으로서 ‘6·15 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하고 그 활동에 적극 참가하며 협회 기관 잡지 ‘통일문학’을 온겨레의 친근한 길동무가 되도록 편집발행 할 것이다.

다섯째, 우리는 조국통일운동에 문학으로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민족의 표창으로서 ‘6·15 통일문학상’을 수여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며 모두가 그 수상자의 영예를 지니기 위하여 힘껏 노력할 것이다.

우리 민족작가들은 어떤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본대회의 결의를 철저히 실천해나갈 것을 문학인의 이름과 양심으로, 지성의 외침으로 전 민족 앞에 엄숙히 선언한다.

6·15 공동선언 만세!

민족작가대회 만세!

조국통일 만세!

2005년 7월 20일 평양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