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6 18:25
수정 : 2005.07.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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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반전투사’ 제인 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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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당시 반전운동가로 이름을 날렸던 미국 헐리우드 스타 제인 폰다(68)가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전국 버스투어에 나선다.
제인 폰다는 24일 산타페에서 가진 자신의 자서전 <지금까지의 내 인생> 홍보 행사에서 내년 3월 식물성 기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누비며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끝낼 것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스투어에는 이라크전 참전 군인 가족과 그의 딸이 함께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책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만난 군인들이 나로 하여금 이라크에 대한 침묵을 깨도록 만들었다”며 “매우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런 계획을 밝히자 현장에 있던 수백 명의 관중들이 환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베트남전 이래 어떤 전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며 “나는 그것(베트남)으로 인한 짐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폰다는 베트남전 당시 북베트남의 라디오방송에까지 출연해 미군의 베트남 폭격 중단을 요청하는 등 열정적인 반전 활동가로 ‘시민 제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1972년 7월 베트남전 종전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면서 북베트남의 미군 조종사를 격추시키는 고사포 위에서 찍은 사진으로 인해 미국 사회 안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크켰다. 일부 보수파 정치인과 언론은 그에 대해 “재판정에 세워야 된다” “유죄가 입증되면 총살에 처해야 한다”는 등의 극단적인 반감을 표시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올해 초 그는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 행위에 대해 “가장 큰 실수”였다고 밝혔다.
1937년 뉴욕에서 유명 영화배우였던 헨리 폰다의 딸로 태어난 그는 12살에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남동생마저 자살 시도를 하는 등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면서 반항적인 기질을 키웠다. 그러나 천부적 연기 능력을 과시한 브로드웨이 데뷔작으로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로부터 ‘올해의 가장 기대되는 신인 여배우’로 뽑히면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 영화 출연 차 파리를 오가다 파리 대학생들의 격렬한 반체체 시위였던 ‘68혁명’을 목격하면서 반전주의에 눈을 뜬 뒤 열정적으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비판했다. 베트남전쟁이 끝난 이후 그는 다시 연기자로 돌아와 <귀향>으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73년에는 미국 ‘68학생운동’의 기수였던 톰 헤이든과 결혼했다. 그는 톰 헤이든과 이혼한 뒤, 91년 미디어재벌이자 <시엔엔> 설립자인 테드 터너와 결혼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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