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6 21:59
수정 : 2005.07.27 16:38
서은영의트렌드와놀기
여행을 떠나기 전 짐을 꾸리는 것은 즐거운 일인 동시에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이 옷은 이래서, 이 샌들은 저래서 필요해 짐을 싸다 보면 무슨 이민이라도 떠나는 사람 가방처럼 되고 만다. 가방을 꾸리기 전에야 언제나 다짐한다. 불필요한 것은 절대로 넣지 않고 간단하게 요점 정리한 멋있는 짐을 꾸리겠노라고. 그러나 짐을 싸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안돼 닫으려는 순간에 보면 여행 가방은 먹이를 기다리는 악어의 입처럼 떡 벌려져 있다. 그렇다고 다 챙기기를 단념하고 짐을 정리해 여행을 떠나면 언제나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왜 그걸 안 가져 왔지?”
사실 짐을 꾸리는 것에도 성격이 나타난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과 헬렌 헌터의 ‘짐 꾸리기’만 봐도 그렇다. 선조차 안 넘으며 길을 걷는 잭 니콜슨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을 적어 놓은 목록을 침대 위에 가지런히 정리해 놓고 하나하나 마지막까지 점검한다. 심지어 그는 여행을 떠날 때 들을 음악도 ‘감상적인 노래’,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 등 장르별로 녹음을 해 정리한다. 반대로 덜렁거리는 헬렌 헌터는 낡은 보스턴백에 속옷과 잠옷 등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쑤셔 넣는다. 그래도 그는 레스토랑에 입고 갈 드레스(싸구려이기는 하지만) 하나를 챙겨 놓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이번 달 영국판 <보그>지에서도 현명하게 짐을 꾸리는 방법에 대해 세쪽에 걸쳐 다룬 것을 보면 짐을 꾸리는 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은근히 머리 아픈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휴가를 떠나기 전 가방 속에 넣으면 좋을 패션과 뷰티 아이템을 점검해 보자. 우선 편하고 시원하게 입을 옷가지. 이때 평상시보다 색상을 조금 더 화려하게 연출해 보자. 뜨거운 태양 아래 화려한 색상이 보다 선명하고 발랄하게 보일 수 있다. 이때 짐을 줄이기 위해서는 옷보다 액세서리를 양을 늘리면 좋다. 한 가지 옷이라도 매일 다른 액세서리로 매우 다양하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선드레스. 남성의 경우, 셔츠와 팬츠 정도. 때때로 휴양지라고 해도 호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까지 민망스러운 차림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즐겁게 쉬려고 떠나온 피서지라도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감각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은 뷰티 아이템. 많은 이들이 대부분 구릿빛으로 보기 좋게 몸을 태우려 할 때 ‘썬탠 오일’을 바르고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몸을 내놓는다. 그러나 이는 절대 금물. 피부를 예쁘고 건강하게 태우기 위해서는 언제나 ‘썬블록 로션’을 발라 주어야 한다. 요즘에는 다양한 기능의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이 로션을 햇빛에 나가기 한 시간 전 정도부터 발라 주어야 보기 좋게 태울 수도 있고, 자외선 속에 숨어 있는 피부암을 유발하는 성분을 차단할 수도 있다. 저녁에 방에 들어와서 잠들기 전 남성이건 여성이건 팩을 해주는 것도 좋다. 수분팩으로 지친 피부를 달래주자.
서은영/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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