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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4 11:48 수정 : 2005.08.04 11:50

텔레비전도, 컴퓨터 게임도 없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어린 시절. 아이들은 산과 들을 놀이터 삼고 자연을 놀잇감 삼아 맘껏 뛰놀았다.

그때 아이들이 즐겨하던 놀이 중 하나가 바로 풀싸움. 풀싸움은 봄부터 가을까지 산과 들에 흐드러지게 자란 우리 들풀을 뜯어 아이들이 둘 또는 여럿이 편을 갈라 내기를 하는 놀이다.

"시작"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로 풀을 뜯으러 달려가는데, 이때 어떤 풀을 뜯는지 상대편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풀을 다 뜯으면 약속한 장소로 모이고 먼저 도착한 쪽이 선이 된다.

선이 된 쪽이 "이건 돼지풀이다, 돼지풀 내놔라" 하면서 뜯어 온 풀을 내놓으면 상대편도 같은 풀을 내놓아야 하고 만약 그 풀이 없거나 틀린 풀을 내놓으면 지게 된다.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소개하는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풀싸움'(언어세상)에서도 순태와 오규, 경애와 분희가 각각 남자편, 여자편으로 나뉘어 풀싸움을 한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내놓는 풀도 각양각색이다. '꿀꿀 돼지풀' '꼬꼬댁 닭의장풀' '깡충깡충 토끼풀' '덩더덕쿵 장구채' '찔끔찔끔 노루오줌' '비틀비틀 술패랭이' 등 온갖 풀이름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면서 풀싸움도 점점 열기를 더해간다.

승패는 경애가 내민 며느리밑씻개에서 갈린다. "자, 며느리밑씻개 나와라"라는 경애의 주문에 "아싸라비아, 며느리밑씻개 나가신다"라며 오규가 내민 풀은 며느리밥풀.

결국 승리는 경애와 분희에게로 돌아가고, 벌칙으로 강아지 흉내를 내라는 '승자들'의 요구에 경태와 오규는 엉덩이를 드러내 놓고 강아지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한바탕 웃는 것으로 화답한다.

'며느리밑씻개'와 '며느리밥풀'이라는 재미있는 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한 아이들은 그림책 뒤에 자세히 소개된 두 풀이름들에 얽힌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춘희 글. 김호민 그림. 40쪽. 8천500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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