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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세계생명문화포럼은 생명사상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문예부흥과 호혜망 구축, 생명시대를 이끌 여성의 역할 등에 대한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개막행사로 열린 태모심굿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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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평화·상생 위한 길찾기
시인 김지하씨가 주도하는 ‘생명과 평화의 길’ 주최의 ‘세계생명문화포럼 경기2005’가 9월2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파주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다. 2003년 ‘21세기 문명의 전환과 생명문화’, 2004년 ‘한국의 생명담론과 실천운동’에 이어 세 번째다. 불교·힌두교·이슬람 한자리 토론사진전·산사음악회등 문화마당도 올해 주제는 ‘동아시아 문예부흥과 생명평화’. 김영동 조직위원장은 24일 “생명문화를 주제로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상가와 활동가들이 모여 현대 문명이 맞닥뜨린 위기를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행사”라고 의미를 뒀다. 참석자들의 국적을 보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와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 터키, 팔레스타인 등 아시아 전체를 아우른다. 주최쪽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민족, 국가, 종교 등의 차이로 분쟁이 여전한 아시아에 생명과 평화라는 화두를 던지고, 상생의 호혜망을 구축하기 위한 문예 부흥의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를 만들 계획이다. 이전에 열린 행사와 달리 올해는 보다 분명한 메시지가 담긴다. 행사 첫날 열리는 천지탈굿이 담은 메시지는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다.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이기도 한 시인 김씨가 1974년 ‘소리굿’ 이후 30년만에 다시 극본을 쓴 천지탈굿은 강증산의 부인 고판례가 증산의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중산에게 올라탄 뒤 칼을 들이대고 “천지인 삼계 대권을 지금 당장 여자인 나에게 남김없이 넘겨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굿이다. ‘여성시대’에 대한 선언인 셈이다. 두 번째 마당의 주제를 ‘생명운동과 여성주의’로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마당에서는 여성의 몸과 생명, 여신, 살림꾼의 리더십, 여성의 신명과 풍류, 새만금 여성들 이야기 등 살림의 주체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 여성들의 목소리가 분명하게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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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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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행사에는 문예부흥에 앞서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첫날 첫째마당의 주제인 ‘역사의 기억과 공생의 조건’에서는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찜짱 베트남시인협회 부주석,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롱동린 중국 곤명시 사회과학원장, 중국 반체제 인사 자오 궈뱌오 등이 발표자로 나서 동아시아의 현실에 대해 토론한다.
문예부흥의 주요한 갈래로 종교 사이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자락도 펼쳐진다. 첫날 열리는 ‘아시아 생명사상의 연원’에 대한 토론에서는 불교, 힌두교, 이슬람이 자리를 같이 한다. 바트 전 델리대학 철학과장, 알파슬란 아측겐치 터키 파히흐 대학 학장, 찬디마 위제반다라 스리랑카 스리자야와드리네푸라 대학 부총장 등이 생명사상과 영성으로 각 종교를 분석하게 된다. 마지막 날 열리는 행사는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한 비전. ‘동아시아 호혜망의 구상’을 주제로 한 토론은 시민과 엔지오가 주도하는 생명과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다. 화백회의라 이름지은 학술행사와 함께 문화행사인 풍류마당도 펼쳐진다. 동아시아 생명평화 사진전, 민족무예 심무도 마당, 먹거리장터 등. 풍류마당의 백미는 행사 마지막날 저녁 오대산 월정사에서 열리는 산사음악회다. 김영동의 명상음악과 함께 터키의 수피영성춤, 베트남의 영성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리학교, 간디학교, 꿈틀학교, 이우학교, 하자작업장학교 등 대안학교 청소년들이 꾸미는 청소년 음악회도 볼 만하다. 포럼참가비 1만원. 숙박비 1일 1만원. www.wlcf.or.kr, (02)391-1470.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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