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인 최용술씨 생애 다룬 실명소설
전통무술 '한풀'의 사범이자 세계일보 기자로 재직 중인 신상득(43) 씨가 무예소설 '랑의 환국'(이채ㆍ전3권)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합기도, 궁중무예, 국술원, 회전무술 등 현대 한국무예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덕암 최용술(1899-1986) 씨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덕암은 합기도를 창안한 인물로 일부 전해지지만 지금까지 생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소설은 작중 신문기자인 주인공이 새벽에 스승 김정의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김정은 작가가 실제로 20년 넘게 스승으로 모셨던 인물로 전통무술 '한풀'의 창제자이자 덕암의 제자다. 강도사건과 함께 스승 김정이 종적을 감춘다. 주인공은 이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정이 남긴 노트를 발견한다. 노트에는 열네 살의 소년 봉대(덕암)가 다케다 소카쿠(1860-1943)를 만나 이 집안의 비전무예를 전수받는 과정, 친구의 여동생 후유코와의 사랑과 이별, 일본에서 겪은 관동대지진, 2차 대전 때 일본 특공대 교관 생활, 해방 후 귀국해 대구에서 무예를 전수하는 과정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소설은 주인공이 스승의 집에서 일어난 강도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 액자소설 픔으로 엮인 덕암의 일대기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다케다에서 덕암, 그리고 김정에게 전해진 진검 두 자루와 '환귀본주'라고 쓰인 족자를 찾는 과정은 무예의 궁극으로 묘사된 단군의 '밝음 사상'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덕암이 일본에서 들여온 무예는 1천년 전 한반도에 건너간 것이 되돌아온 것으로 묘사된다. 일선 기자의 취재경험이 담긴 사건현장의 생생한 묘사와 추리기법, 고아출신 소년이 일본으로 건너가 '랑의 무예'를 되찾아 오는 과정 등에서 보이는 장쾌한 활극 장면, 주인공의 내면과 무예동작에 대한 세밀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묘사 등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제목에서 사용된 '랑'은 '머루랑 다래랑' '너랑 나랑'에서 보듯 '더불어 하나 된 이'를 뜻한다. 영과 혼과 몸이 하나 됨으로써 완성된 이를 가리켜 '랑'이라 하였고, 읓된 '랑'의 마지막 형태가 화랑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각권 370쪽 내외. 각권 1만원. http://blog.yonhapnews.co.kr/chuuki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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