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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대문 ‘숙정문’ 일반 공개 |
서울의 4대문 중 북대문인 '숙정문'이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그 동안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돼 있던 숙정문을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내년 4월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숙정문(혹은 숙청문)은 사적 제10호인 서울성곽 중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북대문으로 청와대 뒤쪽 북한산 동쪽 산마루의 성북구 성북동 계곡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다. 이번에 개방되는 구간은 숙정문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약 0.5km의 성곽과 숙정문에서 삼청터널 북편까지의 진입로 약 0.6km 구간이다.
태조 이성계는 1396년 서울의 도성을 축조할 때 정남에 숭례문(남대문), 정북에 숙정문, 정동에 흥인문(동대문), 정서에 돈의문을 세웠다. 그러나 숙정문은 건립된 지 18년 뒤인 태종 13년(1413년)에 풍수지리학자 최양선 이 풍수지리학상 경복궁의 양팔이 되는 창의문과 숙청문을 통행하는 것은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상소를 올리자 조정에서는 이 두 문을 폐쇄했다. 그 후 1504년(연산군 10년)에 조정은 숙정문을 동쪽으로 옮겨 지었는데, 그 때는 석문만 세우고 문루는 건축하지 않은 것을, 1976년 북악산 일대의 성곽을 복원하면서 문루를 짓고 숙정문이란 편액을 걸었다.
그 동안 숙정문은 군부대 바깥 쪽에 있어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 제된 채 잠겨 있었다. 그러던 것을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유홍준 문화재청장, 조연환 산림청장과 함께 북악산을 등반하면서 숙정문 일대를 일반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던 것.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국방부,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은 현지 답사 등을 통해 숙정문 개방 세부방안을 협의해 왔으며 군 보안 등을 고려해 개방안을 확정했다. 이로써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인 '1.21 사태' 이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발길이 차단돼 있던 숙정문이 3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문화재청은 내년 4월 개방을 위해 관람을 위한 탐방로 정비, 주차장 설치 등 정비사업과 주변 식생에 대한 조사 등을 실시하고 개방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제가 무너뜨린 돈의문 등의 성문과 성벽 복원을 추진, 복합문화재인 '사적 및 명승'으로 승격지정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역사도시'(Historical City)로 등록하는 것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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