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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1 17:23 수정 : 2005.09.21 23:46

광고는 팝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의 소개창고 구실도 한다. 핸드폰 스카이 광고에 흐르는 데즈레의 ‘유 가타 비’는 1994년 발표된 곡이지만 광고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왼쪽) 화장품 페이스샵 광고에는 아일랜드 음악 등을 들려주는 ‘두번째 달’의 ‘더 보이 프롬 원더랜드’가 쓰였다. 사진 티비더블유에이 코리아·제일기회 제공

‘유 가타 비’ ‘유 쇼드미’ 등 배경음악으로 옛인기 회복 벨소리 컬러링…수익도 짭짤


광고의 배경음악을 선곡하는 오디오 프로듀서들은 좀더 새롭고 감각적인 음악을 찾아 더듬이를 바짝 세우고 있다. 옛 것, 새 것 가리지 않고 이 잡듯 뒤지는 이들의 힘으로 광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래들의 소개 창구 구실을 한다.

특히 음반업계 불황으로 풀 죽은 팝음악계에 광고는 단비 같은 존재다. 1990년대 이후 가요 중심으로 음악 시장이 재편되면서 팝은 라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에선 설자리를 잃었다. 이런 때 광고는 지속적으로 화려한 영상과 함께 소개해주며 팝음악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줬다. 물론 광고 쪽에서도 팝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노랫말이 광고 카피를 압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팝에는 노랫말이 있더라도 어차피 잘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라 멜로디만으로 분위기를 북돋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광고음악으로 발탁되는지 여부가 팝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큰 건 당연하다. 소니비엠지 쪽은 “음반 시장은 워낙 불황이라 시디 판매엔 큰 힘이 되지 않더라도 온라인 시장에선 광고가 저력을 발휘한다”며 “벨소리, 컬러링, 블로그·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팝 순위 1위부터 5위까지는 거의 광고 배경음악으로 선보였던 것들”이라고 밝혔다.

이런 힘을 빌어 철 지난 옛 노래들도 언제 죽었냐는 듯 인기를 회복하기도 한다. 요즘 자동차 투싼의 광고에 흐르는 데즈레의 ‘유 가타 비’는 1994년 <아이 에인트 무빙>에 수록된 곡인데 10년이 지나 다시 활력을 얻었다. 광고로 나온 지 한 달이 채 안 돼 벨소리 등으로 가장 많이 내려받는 팝송이 됐다. 핸드폰 스카이 광고에 나오는 ‘라이팅 시즈’의 ‘유 쇼우드 미’도 1996년 앨범 <디지 하이트>에 실렸던 노래다. 이미 한국엔 앨범 재고도 남아 있지 않지만 온라인 시장에선 짭짤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탤런트 문근영이 나오는 삼성 블루투스폰 광고 덕에 1990년대 초에 나왔던 엠시 해머의 ‘유 캔트 터치 디스’도 옛 인기를 회복했다.

온라인 시장을 넘어 앨범 판매에까지 광고음악이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는 케런 앤의 <낫 고잉 에니웨어>가 꼽힌다. 이엠아이는 애초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의 앨범이라 딱 500장을 발매했다. 그런데 에스케이텔레콤 광고로 뜨면서 이 앨범은 지금까지 1만장 이상 팔려나가며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0월엔 여세를 몰아 케런 앤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엔 트렌드를 좇는 핸드폰 광고를 중심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일렉트로니카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베이스먼트 잭스나 사파리 듀오, 우슐라100, 에어 등이 그들이다. 일본의 토와테이,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 등의 노래도 광고음악의 단골노래로 쓰였다. 지금도 이름은 생소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광고를 타고 어느새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소니비엠지 쪽은 “예전에 팝이 잘나갈 때는 광고 오디오프로듀서들이 음반사 쪽에 신보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는데 요즘엔 반대로 음반사 쪽에서 먼저 새 앨범이 나오면 잘 들어봐 달라고 부탁한다”고 귀띔했다.

어디 팝 뿐이겠나? 공중파 음악방송엔 잘 나오지 않는 한국의 실력 있는 밴드들도 광고음악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아일랜드 음악 등 세계 여러 나라 노래들의 특색을 접목해 들려주는 ‘두 번째 달’의 ‘더 보이 프롬 원더랜드’는 한 화장품 광고를 타며 덕을 봤다. 앨범도 멤버들의 쌈짓돈을 털어 발매하는 인디밴드 중에 인디밴드 ‘줄리아 하트’의 노래도 강동원이 선전하는 옷 광고에 흘렀다. 록밴드 ‘마이앤트 메리’의 ‘골든 글러브’는 음료 박카스, ‘서울전자음악단’의 ‘꿈에 들어와’는 케이티에프 케이웨이즈 광고를 빛냈다. 서울전자음악단의 매니저 윤일주씨는 “‘저게 무슨 노래냐’라며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인지도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젠 인기그룹이 된 ‘클래지콰이’는 편안하고 세련된 라운지계열 음악이 뜨면서 ‘젠틀레인’ 등 첫 앨범에 담긴 5곡이 광고음악으로 쓰였다.


이밖에 ‘하우젠’ 등 비교적 비싼 가격대의 가전제품 광고에서는 샹송 등 월드뮤직을, 생활용품이나 아파트 광고에선 올드팝을 쓰는 트는 경우가 많다.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을 주는 보사노바도 광고가 편애하며 소개하는 장르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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