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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0 17:34 수정 : 2005.10.10 17:34

글자+그림 ‘문자도’ 힘찬 독창적 디자인 ‘동양의 타이포그래피…’

이명구씨 ‘동양의 타이포그래피, 문자도’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 등 여덟 글자를 그림과 결합한 ‘효제문자도’를 비롯한 문자도를 집대성한 책 <동양의 타이포그래피, 문자도>(리디아 펴냄)가 나왔다. 문자도는 그동안 한국회화사에 편입되지 못한 채 민화의 한 부류로 소홀히 취급되어온 분야.

저자인 이명구(콘텐츠디자인연구소 리디아 소장)씨가 10여년에 걸쳐 수집한 1천여 작품을 중심으로 문자도의 유래를 밝히고 작품에 담긴 내용과 상징성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지은이는 “예술적으로 정통회화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의 그래픽디자인 영역에 포함되는 작품으로서도 새로운 예술적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서문)고 주장한다.

1천여점 유래·상징성 체계적 정리
“표현력 풍부 문화콘텐츠 개발 충분”

문자도는 크게 세 가지, 효제문자도 외에 길상문자도·백수백복도가 있다. 길상문자도는 신선도에 복숭아나무, 감나무, 불수(佛手), 영지 등을 수복강녕효정(壽福康寧孝貞), 또는 시경의 문구를 수복(壽福) 자와 함께 조형화한 것이고, 목숨 수(壽) 자를 새, 나무, 물고기, 별자리, 곤충 등을 소재로 전서체에서 발전시킨 것이 백수백복도이다.

글자+그림 ‘문자도’ 힘찬 독창적 디자인 ‘동양의 타이포그래피…’
특히 효제문자도는 효제충신예의염치의 여덟 가지 유교의 덕목을 문자와 상징물로 꾸민 것으로 정부가 백성을 계도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용 포스터’이었다고 추정된다. 임병 양란 이후 왕실과 지배계층의 신뢰 상실, 서양문물의 유입에 따른 불안감 고조, 심화된 경제적 피폐 등으로 흐트러진 민심을 바로잡으려는 기능을 했다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다른 민화와는 달리 목판화로 꾸며져 대량보급이 이뤄진 것이 그 방증이다.

문자도는 자획이나 점획 가운데 가독성을 고려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해당 글자가 내포하는 의미에 해당하는 고사나 설화의 내용을 상징하는 물체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 자획의 그림은 몽타주 기법으로 처리하여 문자와 이미지의 하이브리드효과를 타이포그래피의 기법으로 극대화했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우리나라 효제문자도는 중국, 일본, 베트남과 달리, 상징성에서 어의적(語義的)이거나 생태적인 디자인이 강하고, 문자의 자획을 다루는 조자력에서는 해체적 디자인이 독창적이라는 분석이다.

“효제문자도가 비록 한자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작품에 나타난 다양한 표현력과 풍부한 화재는 모든 장르의 민화를 포괄하고 있다”며 “우리다운 문화콘텐츠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소재”라고 밝혔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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