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1 18:41
수정 : 2005.11.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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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대표 미술기자 출신 윤철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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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대표 미술기자 출신 윤철규씨
미술 전문기자가 유학생을 거쳐 예술품 경매회사의 최고 경영자로 변신했다. 이중섭 위작 출품 논란에 휩싸였던 경매사 ㈜서울옥션 새 대표로 지난달 취임한 윤철규(48)씨가 주인공이다. <중앙일보>와 <계간미술> 등에서 10여 년간 미술기자로, 일본에서 7년여 간 일본 미술사 박사 과정을 밟아왔던 윤 대표가 1일 낮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미술사학도에서 갑작스럽게 대표로 취임한 배경과 사업구상 등에 대해 학구파 다운 달변을 이어갔다.
“일본에서 우리 사회와 미술판을 보니 너무 혼란스럽더군요. 이호재 전 서울옥션 대표의 제안도 받았지만, 경매시장을 좀더 투명하고 신뢰받는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최근 저희 경매사가 이중섭 위작 파문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창립 6년만에 경매회수 100회를 기록한 것은 나름대로 운영의 신뢰성을 검증 받은 결과라고 봐요. 창립 10주년 때까지 한국적 미술경매의 새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경매 과정에 투명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심으려고 외부인사인 저를 부른 것으로 본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감정단을 구성하고 출품작마다 작품상태보고서(컨디션리포트)를 첨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출품작품의 소장·전시경력 등을 경매도록에 싣고, 경제적 이해 관계가 있는 작품들은 별도로 표기해 투명성도 강화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근 경쟁사인 케이옥션이 출범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가는 금성사란 경쟁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처럼 두 경매사가 미술시장의 양대 봉우리로서 문화 등고선을 이루며 건전한 경쟁으로 미술 감상의 기회를 확대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중섭 위작논란에 대해서는 “검찰과 유족들의 의견을 모두 존중한다는 경매사쪽 입장이 곧 제 입장”이라면서 검찰 최종 발표를 기다리자는 신중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아직 기자 시절 마음 자세를 지니고 있다”고 밝힌 윤 대표는 “경매시장은 미술시장을 굴러가게 하는 필수적 장치인 만큼 질타 못지 않게 애정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경매쪽은 신세계 백화점과 제휴해 오는 24일 서울 청담동에 강남 분점을 열 예정이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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