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1.07 17:36
수정 : 2005.11.07 17:36
|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 2권 펴내
|
“우리 말글을 제대로 쓰자”는 목표를 세우고, 지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말글이 어떤 것들이며, 왜 그렇게 되었나를 밝히고자 우리 말글 연구자들이 내 놓은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한겨레신문사 펴냄) 제2권이 나왔다. 2004년 8월에 나온 <…오른다 1>을 잇는 <…오른다 2>에는 정재도 한글말연구회 회장, 이수열 국어순화운동인, 조재수 사전편찬인, 최인호 한겨레신문사 교열부장 등 기존 필진 외에 권재일 서울대 교수(언어학), 려증동 경상대 명예교수(배달학), 안인희 전문번역가, 최용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이 새로 참여했다.
제1권은 2002년 5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제2권은 2003년 11월부터 2005년 5월까지 <한겨레> 지면에 매일 책이름과 같은 문패를 달고 내보낸 800자 안팎의, 짤막하지만 절실한 내용들을 담은 글들을 각각 묶은 것이다. 우리가 일상 언어생활에서 의식조차 하지 못한 채 ‘지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말글’들은 너무나 엄청나서 책을 들고 읽어가노라면 민망하기 그지없고 ‘이대로 가도 정말 괜찮은건가?’하는 걱정이 절로 난다. 제2권에 나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말글’들의 영역은 서술어 잘못 쓰기에서부터, ‘방값’과 ‘방세’를 혼동하는 어색한 표현과 ‘담다’와 ‘담그다’도 구별하지 못하는 무지, 우리말 ‘안주’를 굳이 한자말로 바꾸고 ‘로드맵’과 ‘게이트’, ‘호프’, ‘짱’ 따위 외래어 외국어를 마구 끌어다 쓰면서 그마저 이치에도 맞지 않게 갖다 붙이는 만연한 버릇에 이르기까지 실로 광범위하다. 거기에다 남북간에도 말글과 용법에 차이가 커지고 있다.
말글은 생물과 같아 시대상황을 반영해 빠르게 변해가기 마련이어서 자칫 이런 류의 지적이 고리타분하다는 오해를 살지 몰라도, 그것을 언어생활을 무원칙하게 적당히, 마구잡이로 해도 된다는 면죄부쯤으로 생각한다면 ‘나라 망할 일’이다. 변화에도 원칙과 정도가 있는 법이다.
필자들은 지난 5월 말부터 <한겨레> 금요일판 <18.0>에 ‘말글 찻집’이라는 문패로 분량을 조금 더 늘려 연재를 계속하고 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