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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라크르와가 디자인한 프티물랭(Petit Moulin)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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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영의트렌드와놀기
이런 말이 있다.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은 요리도 잘 하고, 눈치도 빠르고, 사랑도 잘 한다고. 옷을 잘 입는 사람이 사랑까지 잘 하는지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 잡기에 능한 건 사실인 듯하다. 예전에는 옷만 잘 만들면 된다고 했던 디자이너들이 이제 생활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스타일에는 그 사람의 성격뿐만 아니라 생활 방식의 형태도 드러난다. 이를 보여주듯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옷과 어울리는 호텔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몇 년 전 베르사체가 호주의 골드 코스트에 호텔을 세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번쩍이는 크리스털과 보석 장식, 화려한 패턴, 몸매가 드러나는 드레스…. 베르사체의 옷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마돈나 등 스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호텔에도 역시 극도의 화려함을 불어 넣었다. 베르사체의 문양인 금색 메두사는 호텔 입구부터 시작해서 수영장 바닥,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서 번뜩이고 있다. 골드 코스트의 따뜻한 태양을 즐기려고 이 호텔을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로마의 황제가 된 듯, 화려함을 마음 껏 즐길 수 있다. 하늘거리는 시폰 소재, 고풍스러운 보석 장식 등 사랑스러운 옷으로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알베르타 페레티도 자신의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호텔을 만들었다. 그 이름도 사랑스러운 ‘팔라조 비비아니’는 이탈리아 볼로냐와 에밀리아로마냐에 있는 13세기 고성을 개조한 호텔이다. 그의 로맨틱한 감성과 어울리게 호텔도 하얀 색 마 소재와 부드러운 크림 색상으로 꾸며져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낸다. 이른바 ‘청담동 핀족(머리에 핀을 꽂고 단정한 정장에 하얀색 스타킹과 리본 달린 페라가모 구두를 신은 여성들)’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페라가모’. 국내에서는 품행이 단정한 양가집 딸들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지만 사실 매우 세련되고 우아한 이탈리아 브랜드다. 유서 깊은 페라가모 집안은 페라가모 본사가 있는 플로렌스에 호텔 네 개를 사들여 페라가모의 컨셉트를 적용해 개조했다. 그 가운데 ‘갤러리 호텔’은 동양적이면서도 이탈리아 특유의 고풍스럽고 화려한 분위기가 조화를 이룬 명품 호텔로 유명하다. 프랑스 파리의 마레에 있는 호텔 ‘프티 물랭’은 디자이너 크리스찬 라크르와가 만든 곳으로, 그만이 지니고 있는 매우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이 화려하고 조화롭게 섞여있다. 라크르와가 즐겨 쓰는 진분홍 색과 빨강 색 천 위에 금사와 반짝이는 비즈 장식이 마치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드레스를 보는 것 같다. 녹색 기둥과 회색 벽지는 붉은 색과 강한 보색 대비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 같은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디자이너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호텔에는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인 ‘불가리’의 호텔, 마시모 페레티가 운영하는 ‘카두치76’ 등이 있다. 인터넷사이트 designhotels.com, carducci76.it, bulgari.com, palazzoversace.com, adriatric.net 등에서 볼 수 있다. 서은영/스타일리스트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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