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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09 17:36 수정 : 2005.11.10 15:21

교복의 성장 / 사진제공 아이비클럽

교복의 성장

청소년들은 벗어던지고 싶고, 중장년층은 다시 입고 싶은 게 교복일 테다. 세월이 지나면 규율의 상징도 추억 꾸러미로 변모한다.

교복의 기억=지난 2일 서울 강동구민회관에서는 강동구여성단체엽합회 주최로 ‘엄마들의 교복파티’가 열렸다. 교복을 차려입은 30~80대 여성들 가운데 41명이 이날 교복 패션쇼 무대에 올랐다. 홍순애(54)씨는 “어젯 밤 한숨도 못 잤다”며 “35년만에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아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여름 교복을 빌려 입은 윤정자(62)씨는 “세라복 모양 교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며 “요즘 건 별로”라고 덧붙였다.

어떤 사람들에게 교복은 열망과 아쉬움의 대상이다. 옛 모양을 닮은 교복을 구해 입은 최혜경(44)씨는 갈래 머리를 만지며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에 못 갔거든요. 오늘 소원 성취했어요.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엔 저 같은 사람도 많아요.”

새침한 여학생부터 남학생 교복에 삐딱하게 모자를 쓰거나 얼굴에 반창고를 붙여 불량한 분위기를 연출한 사람들까지 있었다. 이들은 등하굣길, 소풍 등 패션쇼 컨셉트에 맞춰 무대를 신나게 오르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옛 교복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되기도 했다. 윤미영 강동구여성단체연합회 홍보위원장은 “학창시절 추억을 되새기며 공감대를 넓혀가려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교복의 현재 =요즘 학생들은 헐렁한 교복은 질색이다. 짧은 재킷에 잘록한 허리, 몸매가 드러나는 걸 좋아한다. 스마트교복 쪽은 “여학생 교복은 에스(S)선이 살아나도록 어깨와 허리는 날씬하고 가슴과 엉덩이는 강조한다”며 “남학생용도 날렵한 어깨와 가는 허리선, 곧고 긴 다리를 부각시켰다”고 밝혔다. 그래서 재킷 어깨에 넣었던 심지를 빼거나 줄였다. 아이비클럽 쪽도 “여학생용은 얼굴은 작고 어깨는 좁아 보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재킷 앞섶을 브이(V)자가 아니라 유(U)자로 팠다.

지역에 따라 좋아하는 교복 스타일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아이비클럽과 리서치 업체 ‘말콤브릿지’가 벌인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광주나 인천이 대구나 부산보다 윗옷을 짧게 입었다. 치마는 광주·부산·서울에선 길었고 대전은 무릎 위로 올라오도록 짧아졌다.

유행에 민감한 요즘 학생들은 2~3학년만 되면 취향에 맞게 교복을 수선한다. 황성희(개봉중 1년·14)양은 “여학생들은 치마는 길게 입되 허벅지와 엉덩이 부분을 줄여 붙게 만든다”며 “재킷의 전체 길이는 줄이고 팔 길이만 늘려 입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남학생들도 바지를 쭉 뻗은 모양이나 나팔바지, 통바지로 만들어 입는다”고 덧붙엿다. 고은정(성남 영성여중 3학년·15)양은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오도록 짧게 입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학생들 사이에선 나무 젓가락이나 연필을 비녀 삼아 머리 윗부분만 돌돌 말아 올린 이른바 ‘만두머리’나 느슨하게 묶어 올린 ‘똥머리’가 유행이라고 한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아이비클럽, 스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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