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학습자 3천여명... 한국어 대회 성황
드라마 `대장금'으로 거세진 홍콩의 한류 바람이 한국어 배우기로 증폭되고 있다. 라디오방송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의 폭발적 반응과 함께 각 대학과 문화센터의 잇따른 강좌 개설로 한국어를 배우는 홍콩인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어 웅변대회가 열리기에 이르렀다. 19일 홍콩 중문대에서는 한국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첫 한국어 스피치 대회가 열려 60명 가량의 신청자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1차, 2차 예선을 거쳐 결선을 통과한 14명은 한국 문화, 연예인, 음식, 언어, 관광경험 등을 주제로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했다. 대상은 한국 남성들의 매력을 이야기한 워우숙팅(여.회사원)과 한국의 가족 문화에 대한 열변을 토한 청펑핑(여.회사원)에게 돌아갔다. 한국어 스피치 대회가 성황을 이루기까지는 지난 3∼4월 홍콩의 대장금 열기가 큰 몫을 했다. 드라마를 직접 한국어로 이해하고 싶어하는 홍콩인들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나름대로 키워온 것이다. 현재 홍콩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은 3천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홍콩 RTHK방송이 지난 8월부터 일본어강좌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대한풍'이라는 한국어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홍콩인들의 한국어 배우기 붐을 선도하고 있다.RTHK는 프로그램 웹사이트(www.rthk.org.hk/elearning/gogokorea)가 9월 현재 20만페이지뷰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보이자 당초 내년 2월까지였던 프로그램을 내년 8월까지로 6개월 연장키로 했다. 또 홍콩 시티대학이 정원 500명 규모의 한국어 및 한국학 과정을 개설한데 이어 중문대도 내년 2학기부터 한국학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고 홍콩의 각종 평생대학원마다 한국어강좌 개설붐이 일고 있다. 중문대 평생교육원 이수경 강사는 "한국어 강좌는 학기마다 20∼30%씩 수강생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열기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선 한국어 학습지원 프로젝트를 만들고 홍콩 자격증 제도에 한국어를 포함되도록 하는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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