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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0 23:41 수정 : 2005.11.20 23:41

‘뉴욕타임스’ 보도

최근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을 비하하는 <혐한류>, <중국소개> 같은 만화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은 일본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한국과 중국이 경제·외교·문화 등의 영역에서 성장해 일본의 주도권이 도전받자 이 나라들에 대한 새 혐오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혐한류>는 한국의 발전은 일본 덕택이고 한국 문화는 자랑스러운 게 전혀 없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고, <중국소개>는 근거도 없이 중국을 성매매 강대국으로 묘사하고 난징 대학살을 부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지난 150년 동안 일본 역사의 근간을 이룬 ‘아시아를 배척하고 서양을 닮아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한국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월드컵에서 공동 주최국이었던 한국이 4강에 오르며 일본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고,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한류가 일본 문화를 누르고 아시아에 퍼진 이후라고 분석했다.

일본 내 지식인이나 언론, 정부 등에서 이 두 만화에 대한 비판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점도 신문은 꼬집었다. 일본에서 가장 보수적인 신문인 <산케이신문>이 “<혐한류>가 한-일 관계를 ‘매우 이성적으로 균형을 잃지 않고’ 묘사했다”고 보도했다는 점을 덧붙였다.

히토쓰바시대 역사학과 요시다 유타카 교수는 “일본에서 난징 대학살 등의 과거 역사를 부정하는 흐름은 이제 일종의 ‘종교’가 됐다”며 “정직한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이들은 침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만화는 서양에는 열등감을 느끼고 동시에 아시아에 우월감을 느끼는 일본인들의 모순적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화에 등장하는 일본인들은 큰 눈에 금발머리를 한 서양인처럼 그려지지만, 한국인들은 검은 머리에 작은 눈을 한 전통적 아시아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러일전쟁 이후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져, 일본인들은 러시아인보다 더 유럽인처럼 보이게 그려진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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