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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1 18:06 수정 : 2005.11.21 18:06

“다 모른다 치고” 시시콜콜 설명한 한국어문법-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

국립어학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

‘다 안다 치고’ 눙치거나 ‘달달 외우기’용이 아닌 의사소통용 문법책이 나왔다.

두 권으로 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이 그것. 첫권은 체계를, 둘쨋권은 용법을 다뤘다. ‘외국인을 위한’ 문법이어서 학교문법과 기술방식이 다르다. 생판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므로 ‘어떠어떠한 것은 다 안다 치고’가 없이 시시콜콜 설명하고 있다. 규범문법과 기술문법의 중간쯤이다.

학교문법과 서술방식 달라
높임법·표현법등
의사소통 중심으로 설명
토박이도 바른언어생활 도움

예를 들면 “이유를 나타내는 ‘때문에’는 긍정·부정 맥락 모두 쓰이지만, 사람과 관련될 때는 부정적 의미의 서술어와 함께 쓰인다. ‘영수 때문에 실패했어’에서 ‘실패’대신 ‘성공’이 쓰이면 어색한 문장이 된다. 이때는 ‘덕분에’가 자연스럽다”(1권 430쪽)는 식이다.

<…한국어 문법>은 토박이한테도 적실하다고 평가된다. 시험 위주의 학교문법이 언어생활에 제 구실을 다 못해 학생들 사이에 한국어는 거의 외국어 수준이며 언어파괴 역시 심각한 까닭.

이 책에서는 의사소통과 별 관계없는 항목을 삭제했다.

학교문법의 문장 분류에 따르면 “철수는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은 ‘이어진문장’의 ‘종속적연결’로도, ‘안은문장’의 ‘부사절’도 된다. 이처럼 문법적 기능이나 특성의 차이가 분명하지 않고 의사소통에 도움이 안 되는 분류방식을 정리해 안은문장은 명사절, 관형사절, 인용절로, 이어진문장은 ‘대등’-‘종속’ 구분을 없앴다.

‘다 안다 치고’ 없이 구체적인 활용상황을 예시한 것도 특징. 예컨대 높임법의 경우 “‘-게’는 교수와 제자, 장인과 사위 사이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쓴다”는 것처럼 ㅂ니다/-습니다, -아(어)요, -아(어), -아(어)라 등 종결어미의 쓰임새를 나이, 직위, 사회적 관계에 따라 구체적인 정보를 주고 있다.


“다 모른다 치고” 시시콜콜 설명한 한국어문법-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법’
문법단위나 표현법도 의사소통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부정표현을 별도의 독립된 장으로 두어 ‘안’ 부정법, ‘못’ 부정법, ‘말다’ 부정법, 이중 부정법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또 “어제 눈이 오는 바람에 길이 매우 미끄러웠다”에서 ‘-는 바람에’ = 관형사형 어미 ‘-는’ + 명사 ‘바람’ + 조사 ‘에’로 설명하지 않고 ‘-어서’와 비슷한 쓰임새의 한뭉치 말로 설명하고 있다.

용법 편에는 표제어 900여개, 가표제어 500여개의 문법형태에 대한 의미, 결합정보, 사용맥락, 오류양상 등을 일일이 용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기 일쑤이다’는 어떤 일이 매우 자주 있음을 나타낸다. 주로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경향이 있는 일에 대해 쓴다. 주로 부정적인 내용에만 쓰므로 ‘열심히 공부하면 일등하기 일쑤야’처럼 부정적인 내용에 쓰면 어색하다”는 식이다. <…한국어 문법> 편술 책임자인 이병규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는 “이 책이 이주노동자 또는 국외 한국인들을 가르치는데 널리 쓰였으면 좋겠다”면서 “학교문법이 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방향으로 새롭게 쓰이는 실마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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