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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22 14:59 수정 : 2005.11.22 15:32

영화 중


21일 오후2시 삼성동 메가박스 1관에서 문정혁, 신은경 주연 미스터리 스릴러물 <6월의 일기>(공동제작: (주)보스톤미디어/(주)필름앤픽쳐스) 언론 공개 시사회가 있었다.

주연 배우와 감독의 무대 인사에 이어 본 상영이 시작되었다. 초반 10분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형식을 제법 잘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영화가 상영되고 10분 후쯤 스크린 속의 배우의 대사 소리와 영상이 맞지 않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필자는 처음에 내가 졸았나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스크린을 계속 응시했다. 그런데 역시나 일련의 사태가 계속 되었다. 약 5분 정도 계속 사태가 이어지자, 관객석 여기 저기서 작은 목소리로 불편함을 호소했다. 필자는 영사실 바로 앞에 착석했었는데, 앞 자리에 있던 관객은 뒤를 돌아보며 영사실을 응시하기도 했다. 옆 자리의 여자 관객은 "왜 저러니?" "웃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자도 속으로 답답했지만, 차마 내색을 하지 못하고 영사실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영화사 담당자는 뭐하나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어둠 속에서 여자인듯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뭐라고 이야기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략, 앞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인듯 들렸다. 그리고 극장에 불이 켜지고, 영화 <6월의 일기>는 스크린에서 사라졌다.

"테스트 후 다시 상영하겠습니다."어둠 속의 목소리는 마케팅사의 직원이었다. 왈 "전날, 급하게 영화를 편집하여, 다소 영상과 사운드가 맞지 않았다며, 다시 점검 후, 상영 하겠다고 말했다." 그 후 약 5분 정도 지난 후, 스크린에서 테스트를 한 후 상영하겠다."고 하여, 안심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테스트가 시작되자 마자, 다시 스크린이 꺼지며, 시사회 관련 담당자인듯한 남자가 오늘 상영은 부득히 하게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말을 이어, 거듭 죄송하다며 다음 기회에 다시 시사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가수로 활동 중이던 에릭(본명 문정혁)의 첫 스크린 데뷔작 <6월의 일기>는 제작 초기부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점과 TV와 가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꽃미남 에릭이 출연하여 화제가 된 작품이다. 또한, 얼마 전 결혼 후 출연하는 신은경이 호흡을 맞춘 영화다.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첫 공개하는 시사회에서 수 백명의 언론과 영화 관계자를 무시하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마케팅 관계자는 전날 급하게 편집을 했다고 변명은 하지만, 편집 하면서 제대로 필름을 확인도 안했다는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한국 영화가 1, 2년 사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장족의 발전을 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배우와 작품성이 모두 인정을 받아 이제 한국 영화가 명실공히 세계적인 영화가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해가 되었다. 그런 와중에 작은 실수인데 어떠냐는 이야기를 꺼낼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사태가 외국의 극장이나 영화제에서 벌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생각만해도 눈에 훤히 보인다. 아마도 외국 언론및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 산업의 현실에 대해 짚고 넘어갈 것이다. 또한, 개봉 후 벌어졌다면, 환불 소동이 일어날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가가 중요하지않다. 그러나 수 개월 동안 배우, 감독 및 스텝들이 땀을 흘리며 만든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라면, 적어도 한 번쯤 확인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게 누가 됐든 말이다. 이번 사태는 한국 영화가 앞으로 관객에게 더욱 사랑받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었다. 끝으로 필자는 <6월의 일기>에 대한한국 미스터리 스릴러물의 새 장을 열것이라고 기대했던 작품이다. 신인 배우와 중견 배우의 만남이 그러하고, 한국 영화에서 자주 접하지 못하는 장르라 무척 설레이는 마음으로 영화와의 조우를 기다렸다. 그 조우가 비록 10분이라는 시간에 그쳐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허탈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하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의 무대 인사만으로 그 기대는 아직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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