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
[필진] 설악산에 단풍 대신 약을 꺾어 오다 |
설악산에 단풍 대신 약을 꺾어 오다
-카메라 출동-1
유 재 건
순이 할매 똘이 할배 사는것이 하 적적해
분 바르고 쫙 빼 입고 관광버스 만원에 탄다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설악산만 비껴 가네
쉬~하고 가자더니 건강식품 공장 가고
밥 먹고 보자더니 젓갈 시장 휘휘 돌고
아이고
팔 다리 어깨 허리야
지갑은 텅 비었네
팔은 두 개인데 쓸데없는 짐은 열 개
아무리 먹고 먹어도
약발은 감감 소식
백발들 골방에 누워
통곡하며 후회하네
세상에 공짜란 건 가난한 이 어리석음
우매한 욕심들을 상술로 찔러 놓고
바람이
다 빠진 풍선 보고
날아가라 주문한다
*평시조 4수 1편인 작품이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