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화가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는 아내가 죽자 자신의 미출간 시 원고 한 묶음을 아내와 같이 묻었다가 7년 후 다시 무덤을 파헤쳐 꺼낸 후 '시집'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밖에 뉴욕 크리스티에서 여섯 번에 나뉘어 3천740만 달러에 판매되면서 장서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에스텔 도헤니 장서이야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작품들을 '남의 돈을 유용해' 수집한 레이븐 오모어의 이야기 등도 만날 수 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 소설가 김연수, 출판기획자 박중서 씨 3인이 공동 번역했다. 1천112쪽. 4만8천원.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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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
화폐, 우표, 골동품 등 애호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수집품들은 그 분야의 역사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수집대상이 되는 다양한 물품 중에서도 책은 그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의 역사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시대를 통틀어 다양하게 나타났던 열정적인 도서수집가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역사, 문화 전반에 관해 알고 있는 것들이 보전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젠틀 매드니스'(N.A. 바스베인스 지음. 뜨인돌 펴냄)는 지난 25세기에 걸쳐 인류 역사에 나타난 애서가와 애서광, 즉 책에 미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부터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숌버그의 장서에 이르기까지 도서 수집의 역사와 세계적인 도서수집가들에 얽힌 일화가 1천여 쪽에 걸쳐 펼쳐진다.
이 중에서도 미국 전역 268개 도서관에서 훔친 2만3천600여권의 희귀본을 가지고 '블룸버그 컬렉션'을 구축한 희대의 책 도둑 스티븐 블룸버그의 이야기가 압권이다. 현대 미국 작가들의 초판본 발굴에 앞장섰던 카터 버든 등 아마추어 수집가들의 이야기도 들어 있다.
미국 은행 재벌인 J.P. 모건, 록펠러의 동업자인 스탠더드 오일의 헨리 클레이 폴저, 미국 서부의 철도 재벌 헨리 헌팅턴 등은 모두 책을 사랑하고 수집한 재벌들로서 사후에 자신의 장서로 공공도서관을 만들어 개방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들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가장 특이한 도서로는 '제임스 앨런, 일명 버디 그로브의 회고록'을 꼽을 수 있는데 1987년 만들어진 이 책의 장정은 사람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당대 악명 높은 강도였던 제임스 앨런이 감옥에서 자기 사후에 자신의 가죽을 벗겨 책을 장정한 다음 자기를 체포한 존 펜너에게 전해 달라는 유언을 남겨 제작된 것이다.
시인이자 화가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는 아내가 죽자 자신의 미출간 시 원고 한 묶음을 아내와 같이 묻었다가 7년 후 다시 무덤을 파헤쳐 꺼낸 후 '시집'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밖에 뉴욕 크리스티에서 여섯 번에 나뉘어 3천740만 달러에 판매되면서 장서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에스텔 도헤니 장서이야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작품들을 '남의 돈을 유용해' 수집한 레이븐 오모어의 이야기 등도 만날 수 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 소설가 김연수, 출판기획자 박중서 씨 3인이 공동 번역했다. 1천112쪽. 4만8천원.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 (서울=연합뉴스)
시인이자 화가인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는 아내가 죽자 자신의 미출간 시 원고 한 묶음을 아내와 같이 묻었다가 7년 후 다시 무덤을 파헤쳐 꺼낸 후 '시집'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밖에 뉴욕 크리스티에서 여섯 번에 나뉘어 3천740만 달러에 판매되면서 장서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에스텔 도헤니 장서이야기,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작품들을 '남의 돈을 유용해' 수집한 레이븐 오모어의 이야기 등도 만날 수 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 소설가 김연수, 출판기획자 박중서 씨 3인이 공동 번역했다. 1천112쪽. 4만8천원.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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