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20 18:16
수정 : 2006.01.20 18:16
청계광장 공공미술대책위 22·24일 퍼포먼스-심포지엄 열어
미술인들이 서울 청계천 복원 상징 조형물인 미국 팝아트 작가 올덴버그의 ‘스프링’ 설치에 항의하는 ‘이벤트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연말 올덴버그 작품의 밀실 선정에 반대해 꾸려진 청계광장공공미술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 올덴버그의 조형물이 설치되는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서 ‘벌거벗은 임금님과 그 일당들’이란 이름으로 이색 행위예술(퍼포먼스)을 벌인다고 밝혔다. 김수지, 박희정, 이은미씨 등 여성작가 5명으로 짠 작업팀 ‘디알로그’의 이 퍼포먼스는 살구색 타이즈와 윗옷을 입은 ‘벌거벗은 임금님’, 양복 차림에 닭 탈을 쓴 네명의 하수인들이 등장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퍼포먼스 말미에 하수인들이 임금에게 왕관을 씌우고 망토를 입힌 뒤 명품들을 건네주면서 서울시와 이명박 시장이 명품 지상주의에 빠졌다는 풍자적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한다. 퍼포먼스는 청계광장에서 청계천 거리를 거쳐 삼선교까지 1시간여 진행되며 가수 이용의 노래 ‘서울’, ‘서울찬가’ 등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대책위는 이어 24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하나로 빌딩 안 민예총 아카데미에서 서울시의 반민주적인 조형물 사업 진행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의미로 ‘공공미술 심포지엄 1’을 연다. ‘도시 공간과 공동체 디자인으로서의 공공예술’을 주제로 올덴버그의 ‘스프링’ 설치가 지닌 건축, 디자인, 미술 측면의 문제점 등을 토론하게 된다. 건축가인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디자인 평론가 최범씨, 기획자 박삼철씨 등이 참여한다.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항의 전시와 후속 토론회를 잇따라 추진할 계획”이라며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명박 시장의 저급한 문화적 소양을 드러내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대책위는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
http://cafe.naver.com/cgpublic.cafe)도 최근 개설했다.
서울시는 지난 12월 케이티(KT)로부터 34억원을 기부받아 올덴버그의 조형물을 올 6월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현재 제작 작업을 진행중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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