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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야 고분의 전형적 특징을 보여주는 순천 운평리 1호분 발굴 현장. 가장 높은 위계의 매장자를 묻은 중심부의 돌덧널 무덤구덩이(주곽)를 중심으로 둘레에 아래 위계의 사람들을 묻은 작은 무덤 구덩이(부곽)가 빙 둘러가며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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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동부 ‘가야 지배설’ 무게
위계따른 주검 얼개 똑같아…대가야식 토기도 다수 출토
‘전라도는 백제 땅, 경상도는 가야와 신라 땅?’ 옛 삼국시대 영토에 대한 뿌리깊은 통념이 흔들리게 됐다. 지난 연말 순천대 박물관이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마을 야산 구릉에서 발굴한 4~6세기초 작은 무덤떼(5c<한겨레> 10일치 13면)가 그 진원지다. 이 무덤떼에서는 5~6세기 경북 고령에 근거지를 두고 번영했던 대가야 고분과 거의 같은 얼개를 지닌 봉분 무덤이 확인됐다. 함께 나온 부장품(껴묻거리) 토기들 또한 대가야 토기와 거의 같은 수입·모방품들이고, 좀더 시기가 이른 4~5세기 구덩널무덤(토광묘)에서는 경남 서부 소가야 양식의 토기들이 출토됐다. 6세기 중엽 신라에 멸망당한 대가야, 소가야 등의 가야 연맹이 200여년간 전라도 동부 지역 세력을 정치·문화적으로 통제한 구체적 근거들이 최초로 드러난 것이다. 13일 오전 가랑비 맞으며 현장 설명회에 참석한 영호남 고고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체됐던 가야 영역사 연구의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란 소감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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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나온 대가야 계통의 목긴 항아리(장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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