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1.30 18:58
수정 : 2006.01.30 23:05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 백남준씨가 2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74.
백씨의 가족은 백씨가 이날 저녁 8시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파트에서 아내 구보타 시게코와 간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의 조카 하쿠다 겐은 “사인은 자연적 원인”이라며 “곧 유해를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의 병원으로 옮겨 며칠 뒤 부근 프랭크 켐벨 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경기문화재단도 31일부터 덕수궁 미술관 1층 현관에 고인을 추모하는 국내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백씨는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몸의 왼쪽 부분 신경이 마비됐으나 그 뒤에도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2000년), 9·11 테러 희생자와 존 케이지 추모 작품 발표(2004), ‘베를린에서 DMZ까지’전 출품(2005) 등 작업을 계속해 왔다.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인 백씨는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대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수학했다. 59년 독일의 첫 퍼포먼스 이래 유럽·미국 등지에서 비디오, 티브이 영상을 전위 예술의 매체로 끌어들인 ‘미디어 아트’를 개척했다. 93년 베네치아(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98년 일본 교토상, 2000년 한국의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99년 미국 <아트뉴스>가 뽑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25인에도 선정된 바 있다. 뉴욕/연합뉴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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