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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1 15:19 수정 : 2006.02.01 15:22

이인성.박용현교수도 함께 퇴임

"늘 시간에 쫓겨 어머니 노릇을 하지 못한 것이 항상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후회스러웠습니다"

문필가로 유명한 유안진(65·여) 서울대 생활과학대 교수는 1일 지난 25년간 섰던 대학 강단을 떠나는 소회를 밝히며 `자녀에게 좋은 어머니가 돼 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정년을 1년 앞두고 대학본부에 명예퇴직을 신청, 이달 말 퇴임할 예정이다.

그는 "원래 오래 전부터 그만두고 싶었는데 두뇌한국21(BK21) 수주 과제 최종결과 보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해에야 퇴임하게 됐다"며 "후배 박사들이 교단에 많이 서야 하는데 교수로서 특별히 잘한 것도 없는 내가 얼른 자리를 내주는 게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가족의 협조가 있었기에 어머니와 직장여성으로서의 삶을 병행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집안의 안정을 위해 꼭 있어야 하는 존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까지 연구실에 있다 보니 아이들 도시락도 잘 챙겨 주지 못했고 입시 때는 다른 어머니들에 비해 정보가 부족했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잘 커 준 것이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뿐만 아니라 문필가ㆍ학자로서도 `모성'과 `여성 정체성'의 문제에 천착해 왔다.

경북 안동 태생인 그는 우리 전통 태교ㆍ육아 문화에 심취, 이를 주제로 한 학위 논문으로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1년 교수로 부임해 소비자아동학부에서 발달심리학과 아동양육론 등을 강의해 왔으며 한국의 전통육아방식에 대한 연구서를 내기도 했다.

문필가로서 유 교수는 등단 이후 40년간 수필, 시,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꾸준히 쓰며 여성 정체성을 탐구하고 세속에서 구원의 길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향아, 신달자 시인과 함께 낸 수필집 `지란지교를 꿈꾸며'로 대중적 명성을 얻은 그는 시집 `봄비 한 주머니'로 2000년 월탄문학상을 수상 작년에는 시집 `다보탑을 줍다'를 냈다. 유 교수는 문필 활동계획에 대해 "특별한 계획은 없고 마음이 내키는 대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교수 중 소설가인 이인성(53) 불문과 교수와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한 박용현(62) 의대 교수도 명예퇴직 신청을 해 이달 말 유 교수와 함께 퇴임할 예정이라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교수는 `나, 너, 그' 등 문법적 인칭을 넘나들며 자의식을 파헤치는 난해한 글쓰기 방식으로 문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두산그룹 창업주인 고 박두병 초대회장의 4남인 박 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맡아 온 연강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장학사업과 학술문화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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