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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시위 영화배우 박중훈이 5일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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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는 국익을 위한 것"
배우 박중훈이 안성기 바통을 이어 5일 오후 1시부터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앞에서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항의하기 위해 1인 시위를 펼쳤다. 자신이 쓴 "영화인도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입니다. 스크린쿼터는 국익을 위한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박중훈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꽃을 들고 밤새 그 사람 집 앞에서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날에 비해 한결 날씨가 풀린 덕분에 많은 행인의 이목을 끈 이날 시위현장에는 안성기를 비롯, 이춘연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 노종윤 노비스 대표, 김경형 감독, 이동권 화이트리 대표 등 영화인들이 응원을 했다. 행인 중에는 모로코인 등 외국인도 그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박중훈은 "영화인도 국민인데 스크린쿼터가 집단이기주의나 자기 밥그릇 싸움으로 보이는게 안타깝다"면서 "스크린쿼터 축소나 폐지가 진정한 국익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국익이 아니기에 이 자리에 나와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만 잘 만들면 되지 않냐는 말이 많습니다. 저만 해도 어정쩡한 미국 영화를 보느니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우리 영화를 보죠. 그러나 그런 현상만을 놓고 말한다는 것은 영화의 유통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입니다. 한 해 800편을 만들어 엄선된 200편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 할리우드와 70편을 만들어 10편 남짓한 영화가 성공하는 한국 영화를 적자생존의 논리로 놔 둘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인 장애가 있는데 그게 국민들에게 전달이 안 되는 게 제일 안타깝습니다." 10년째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에 나서고 있는 박중훈은 "영화인의 논리가 97년도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변한다면 그게 더 진실되지 않은 것"이라며 "우리는 논리를 개발하고 현란한 말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더러 수 년째 똑같은 논리로 일관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미국은 수 년째 똑같은 것으로 우리를 공격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에 10년째 참여하고 있지만 최근 2~3년간 박중훈의 행보는 더욱 적극적으로 변한 것이 사실. 이에 대해 그는 "그 사이 내가 더 선배가 됐기 때문"이라며 "또 10년간 내 행동이 똑같다 해도 보시는 분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또 "영화계의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7월1일부터 스크린쿼터 축소 운영된다면 어떨 것 같은가"라는 물음에는 "어떤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신부에게 결혼을 못하면 어떻겠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한편 박중훈은 "배우로서 할리우드 진출을 꾀하는 것이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과 모순되지 않는냐"는 질문에 대해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가 처한 입장에 따라 사실의 진위 여부가 달라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언제나 진실은 한가지다.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영화 '강적' 촬영을 끝낸 박중훈은 차기작으로 안성기와 함께 '라디오 스타'를 촬영한 후 할리우드 프로젝트인 '비빔밥'에 출연할 예정이다. 박중훈이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비빔밥'은 현재 시나리오가 여덟번째 버전까지 나온 상태. 박중훈은 "배우들이 시내에서 피켓 시위를 하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 배우들은 그저 열심히 영화를 찍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이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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