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축소는 가장 중요한 것 먼저 내주는 것"
영화배우 장동건씨는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려는 것은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는 장씨는 연합뉴스와 회견에서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이 집단이기주의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면서 정부에 대해 납득할 만한 협상 전략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6일 국회 앞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등 스크린쿼터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에 대한 견해는. ▲한-미 FTA는 우리의 필요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너무 일방적으로 미국에 끌려다니는 것 같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카드를 내주는 것이다.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운동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를 대가로 쌀시장 개방을 10년 동안 유예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면 이렇게까지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익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박찬욱 감독 등이 해외에서 1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1인 시위를 할 생각은. ▲조심스러운 점이 있다. 해외에서 스크린쿼터 반대 운동의 취지가 잘못 비쳐질 우려가 있다. 그리고 베를린 체류 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할리우드 진출 계획은. ▲배우로서 욕심나는 곳이고 매력적인 곳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의미가 있고 도전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준비할 것이 많다. --베를린 영화제에 천카이거 감독의 `무극'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무극'은 어떤 영화인가. ▲아시아의 특정한 나라의 영화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문화를 서구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의 내용과 정서가 동양문화를 담고 있다. 서구인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출연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우선 `태극기 휘날리며'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많은 관객이 공감을 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친구'를 말하고 싶다.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이 장동건이라는 배우에 대해 다음 작품의 연기를 기대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계의 문제점과 발전방향은. ▲한국 영화가 양적, 질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영화계가 인식하기 시작했다. 영화 발전의 속도에 비해 시스템의 개선이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그런 문제의식이 영화계 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스태프 처우 문제 등에서 개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감독이나 제작자로 나설 생각은. ▲아직은 연기 이외의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물리적으로 하고 싶은 역할을 못한다면 제작 등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 (베를린=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