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16 17:56
수정 : 2005.02.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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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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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으니 딱 2년 만이다. 그 동안에 얼굴살은 약간 빠졌지만 트레이드마크인 쉰듯한 목소리는 그대로다. 하지만 좌중을 사로 잡는 입담과 자신감은 한층 더 나아진 듯했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이달 초 귀국한 박경림이 시트콤을 통해 본격적으로 연예활동을 시작한다. 3월 1일 첫방송하는 SBS TV 주간시트콤 '귀엽거나 미치거나'(극본 송재정 등)를 통해서다. 16일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는 이 시트콤을 위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시트콤은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등의 '시트콤의 귀재' 김병욱 PD가 연출을 맡은 작품. 박경림은 명문대를 졸업한 미술관 큐레이터 역을 맡았다.
"얼굴만 빼고 모든 것을 다 갖춘 능력있는 사람이죠.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서 같은 직업을 연기했던 쥴리아 로버츠를 보고 힘을 많이 얻었어요.(웃음)"
실제로 '얼굴이 못 생겼다'는 설정만 빼면 예전에 박경림이 TV에서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지적이고 '쿨'한 성격에 달변이다. 박경림이 시트콤을 복귀작으로 선택한데다 '생뚱맞을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잘 변하지 않아요. 그러니 2년 만에 시청자 앞에 섰는데도 달라진 게 없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시트콤에서 특정한 역에 몰입하면 사람들에게 변한 것으로 느끼게 할 수 있죠."
여기에 김병욱 PD에 대한 믿음도 컸다. "'순풍 산부인과'에 육심이라는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는 그는 "방송 출연 후 반향이 컸다. 한 번 나와도 이렇게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는 분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2003년 한창 잘 나가던 박경림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훌쩍 떠났다. 어학스쿨을 거쳐 뉴욕필름아카데미에서 공부를 했다. 공백기를 두려워해 군입대마저 기피하는 연예인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스스로 공백기를 만든 이유는 또 무엇일까.
"당시 한계를 느꼈어요. 능력이 부치니 했던 말을 여기저기에서 또 하게 되고 체력도 달렸죠. 내가 사람들에게 미워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복귀 후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하지만 일단 스스로 재충전하고 공부할 기회를 갖는 게 더 중요했다. 그는 "복귀 후에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나 스스로를 채운 후 버림받자고 다짐하고 유학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트콤을 시작으로 박경림은 평소 꿈인 토크쇼 진행자가 되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미국 아줌마와 그 자녀들의 친구인 오프라 윈프리처럼 내 이름을 걸고 일반인을 상대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2년 간의 재충전 기간을 가진 박경림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단추를 채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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