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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5 23:24 수정 : 2006.04.06 15:29

‘넌 어느별에서 왔니’ 김복실 역 맡은 정려원

박현정의TV속으로

월화 멜로 드라마 3파전의 의미

윤석호 피디의 계절 연작 마지막편인 <봄의 왈츠>에, 표민수 피디의 <넌 어느 별에서 왔니>와 한지승 (영화) 감독의 <연애시대>까지 가세하면서 월화 드라마 멜로 3파전이 흥미진진하게 벌어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세 방송사의 ‘진검승부’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멜로 드라마의 세 가지 대표적인 유형이 같은 날 한 시에 모여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방송 제1텔레비전 <봄의 왈츠>는 누구나 다 알다시피, 1990년대를 주름 잡은 한국형 멜로의 표본 같은 작품이다. 애절한 첫사랑이 있고 운명이 있고 아름다운 풍광이 전해주는 서정이 있다.

문화방송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90년대부터 흐름이 생기기 시작하여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만개했던 한국형 로맨틱 코메디의 장점들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는 작품이다. 출생의 비밀이라든가 귀족형 캐릭터들 같은 뻔한 장치를 시간 끌지 않고 처음부터 밝혀놓은 다음, 이야기나 사건으로 쓰지 않고 소재로 부분 부분 활용하면서 오락적 재미를 이끌어내는 점, 캐릭터들의 빈부 혹은 문화적 차이 등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하면서 가벼운 사회풍자로까지 활용하는 점, 치명적으로 나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그 충돌을 통해 사랑을 싹틔우는 남녀 주인공 등은 <사랑을 그대 품 안에> 같은 작품에서부터 조금씩 시작된, (사실 보편적인 것이면서도 한국적으로 잘 다듬어온) 전형적인 유형이다.

그런가 하면 <연애시대>는 일본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잔잔한 흐름과 일상성을 공감되게 부각시키는 연출, 성찰적인 이야기 전개 등 내용에서부터 연기, 연출에 이르기까지 일본 멜로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현재까지는 일본 멜로 드라마가 (일본의 장르 드라마에 비하여) 한국 멜로 드라마에 상당부분 밀리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었고, 실제로 케이블에서 방영된 일본의 멜로 드라마들은 소수에게 인기를 끌었을 뿐 대중적으로는 그다지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봄의 왈츠’ 윤재하 역 맡은 서도영
하지만 최근 일본 멜로 영화들의 선전을 눈여겨 볼 때, 드라마에 있어서도 일본 드라마적인 흐름이 어느 정도 주류로 흘러들어올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넌 어느 별에서 왔니>와 <봄의 왈츠>, 즉 한국형 멜로의 대표적인 두 가지 유형을 보여주는 드라마들의 향방이다. 이는 우리 정서의 문화적 가공이 어떻게 표현되고 발전되어나갈 것이냐의 문제이면서 또한 한국 상업 드라마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봄의 왈츠>는 부진의 이유로 윤석호 피디의 자기복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기억찾기-자아찾기’라는 일정한 테마를 연출가가 화두로 가져간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그 화두가 첫사랑이라는 테마에 짓눌려 이용되느냐, 나름의 가치로 살아있느냐가 <겨울연가>와 <봄의 왈츠>의 성패를 가를 관건일 것이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장점들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관건이다. 표민수 피디라면 <내 이름은 김삼순>의 장점 위에 자신의 특기였던 더욱 묵직한 감동을 입힐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이래저래 기대되는 월화 멜로 3파전이다.

박현정/드라마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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