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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22 16:24 수정 : 2005.02.22 16:24

연극계가 최근 다양한 여성 취향의 연극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 여성 연극팬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극단 성좌의 <그 여자 황진이>.



자유로운 영혼‘…황진이’
선승 일엽 일대기 ‘사랑을…’ 등
여성극 5편 잇따라 무대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국내 연극계가 대형 오페라와 뮤지컬 바람에 떠밀려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성 관객들을 겨냥해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수준 높은 연극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이 작품들의 공통되는 특징은 다양한 신분의 여성들의 불꽃 같은 삶과 사랑에 초점을 맞추거나, 남녀 간의 사랑을 여성의 시각에서 섬세하게 바라보려고 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들과 오랫동안 여성극에 관심을 기울여온 연출가들과 극단이 주로 참여한 것도 문제의식과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페미니즘 경향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지난 15일부터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라 오는 26일까지 공연되는 극단 성좌의 제112회 정기공연 <그 여자 황진이>를 들 수 있다. 서출 태생과 기생이라는 신분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치열한 감성과 행동으로 가부장적인 조선의 관료사회와 폐쇄적인 제도, 종교와 관습 등에 맞섰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황진이의 드라마틱한 삶과 사랑을 담았다. 오랫동안 리얼리즘 연극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 윤조병과 연출가 권오일 등 두 노장 연극인이 작품의 틀을 짜고 끼많은 여배우 전현아와 중견배우 박웅 전성환 성병숙 등이 무대에 섰다. (02)762-0010.

▲ 최근 영화로 상연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클로저>.



극단 독립극단(대표 원영애)이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퍼포밍아트홀(옛 마포 문화체육관)에서 1920~30년대 대표적인 신여성이었던 일엽 스님(1896~1971)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연극 <사랑을 사르다>(작 권재우·연출 오유경)도 페미니즘 연극이다.


일엽문도인 수덕사 환희대 비구니들이 “저작권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거세게 공연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이 작품은 평남 용강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이화여전과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를 유학한 뒤 여성지 <신여성>을 창간하고 ‘신정조론’이라는 여성운동을 펼치는 등 1920년대 혁명적인 신여성으로 활동하다 불교에 귀의했던 일엽의 불꽃 같은 삶과 사랑을 보여준다. (02)741-3934.

<난타>의 제작사인 PMC 프러덕션(대표 송승환)도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박정자 손숙 김성녀 윤석화 양희경 김지숙 등 여배우 6인을 앞세워 연중 기획물 ‘여배우 시리즈’로 여성 고정관객들을 겨냥했다.

지난 11일부터 우림 청담씨어터에서 공연을 시작한 시리즈 1탄 윤석화의 <위트>(연출 김운기)는 극히 지적이고 세련된 한 인텔리 중년 여 교수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다룬 작품성과 모처럼 정극에 복귀한 윤석화씨의 열연이 맞물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02)569-0696.

이밖에 오는 25일부터 3월13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16-1501) 무대에 오르는 <클로저>(작 패트릭 마버·연출 이지나)와 극단 떼아뜨르 노리가 지난 11일부터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02-323-7798)에서 공연하고 있는 <바람의 키스>(작 안나 가발다·연출 우현주)는 남녀 간의 잘못된 사랑과 배신 등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와 의미를 여성 연출가 특유의 섬세한 눈으로 살펴본 여성 취향의 작품들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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