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구조사에 개표방송 도중 월드컵 방송
MBC가 31일 선거 개표방송 도중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눈길을 모았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오후 6시 개표방송 '선택 2006' 을 통해 예측 결과 발표와 각 당 표정 등을 소개한 MBC는 실제 개표에 앞서 오후 6시50분부터 월드컵 특집방송 '웰컴 투 월드컵'을 내보냈다. 오후 7시40분까지 약 50분간 이재용 아나운서와 현영의 진행으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이경규가 간다'의 이경규ㆍ조형기와 MBC 서형욱 해설위원, 전 축구 국가대표 김태영 등이 출연해 월드컵 관련 소식을 전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인 현영은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됐다"면서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선거 개표방송 중 갑작스럽게 등장한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 '생뚱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시청자는 "월드컵 중계하는 것입니까, 개표방송하는 것입니까"라며 "유권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우리 지역 개표 결과이지 월드컵이 아닙니다"라며 월드컵 관련 방송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MBC 편성 관계자는 "월드컵 관련 방송은 일방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에 대비해 미리 마련해 둔 옵션 중 하나"라면서 "개표가 진행되기 전까지 각 후보자 인터뷰 등 기본적인 내용이 방송된 상황에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청자 서비스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 방식의 변화로 인해 실질적인 개표 작업에 앞서 투표용지 분류 작업을 하느라 지난 선거에 비해 개표 내용 보도가 늦어졌다.한편 MBC는 이번 선거 개표 방송에서 KBS와 SBS가 공동으로 출구조사 등을 진행한 데 비해 단독으로 KRC에 의뢰해 예측 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MBC 선거방송 관계자는 "KBS와 SBS가 공동조사를 제의했지만 타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많은 비용 지출을 감수하고 단독으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단독 출구조사와 개표방송 도중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 삽입 등으로 남다른 선거 개표 방송을 선보인 MBC가 시청자들의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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