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2 21:49
수정 : 2006.06.22 21:49
EBS 특집다큐, 중학생 6명 실험…공부방법만 알려줘도 성적 올라
‘스스로 공부하게 해라.’ 누가 모르나. 남들 학원 보내는데 내 아이만 혼자 두면 불안한 게 부모 마음이다. 그런데 직접 실험을 해보니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게 하고 자신감을 북돋워주며 공부 방법만 알려줘도 성적이 올랐다. 25일 교육방송 특집 다큐멘터리 〈교육실험 프로젝트-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만들기〉(오후 6시)에서 그 방법을 알려준다.
제작진은 숙명여대 교육심리학과 송인섭 교수팀과 6주 동안 서울 덕수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벌였다. 학습 동기와 인지 능력, 학습 행동을 측정해 자기조절 점수를 낸 뒤 대표집단으로 6명을 뽑았다. 이상건은 자기조절 점수가 25% 이하로 낮고 성적도 중·하위권을 맴돌았지만 수학은 곧잘 했다. 박성은도 비슷한 처지였다. 최만성은 자기조절 점수는 75% 이상으로 높은데 이상하게 성적은 중·하위권이었다. 이승민, 이예은, 동은비는 자기조절 점수와 성적 모두 상위권을 유지했다.
우선 이들에게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하는 학습일지를 나눠줬다. 매주 2~3차례 연구원 6명이 학생들을 만나 상담하며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알려줬다. 만성이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는데 성적은 나빴다. 거의 10분마다 한번씩 책을 바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만성이에게 무조건 1시간씩 같은 공부를 하는 숙제를 내줬다. 성은이는 집 사정이 실제보다 훨씬 가난하다고 느끼고 있었고 혹시 부모에게 부담 될까 책을 사고 싶어도 참았던 터였다. 수학만 잘하는 상건이는 의욕이 없고 부모는 무관심했다. 상건이에겐 “네가 수학을 잘하면 다른 것도 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부모에겐 상건이가 공부하려 할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격려하라고 당부했다.
여섯명은 학습일지에 그날 계획과 구체적인 실천을 적었다. 여기에 제작진은 암기과목은 요약해 기억하고 수학은 틀린 문제를 꼼꼼히 정리해두라는 정도 공부 방법을 알려줬다. 이재경 피디는 “그냥 ‘수학공부’ 이렇게 쓰지 말고 수학에서 뭘 공부할지 구체적으로 적도록 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스스로 세밀한 계획을 세우며 자기 행동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조절해 가는 걸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는? 만성이만 빼고 모두 자기 조절 점수가 높아졌다. 성적은 6명 모두 올랐다. 무엇보다 목표와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제작진은 아이들 스스로 흥미를 찾도록 해 성과를 거둔 미국 스탠퍼드대학 부속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사례도 소개한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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