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디지털 싱글…히트하면 음반에 수록
'선(先) 디지털 싱글, 후(後) 오프라인 음반.' 가요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노래를 디지털 싱글로 먼저 발표한 뒤 오프라인 음반으로 출시하는 패턴이 차츰 정착되고 있다. 보통 12~13곡이 수록되는 정규 음반에서 1~2곡을 제외하곤 사장되는 노래가 대부분. 음반제작자들은 "음반 시장은 죽었다. 한 곡이라도 정성들여 디지털 싱글로 제작, 온라인ㆍ모바일 수익이라도 뽑자"는 주의다. 히트한 디지털 싱글을 모아 음반으로 출시하면 판매로도 이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럼블피쉬ㆍ장혜진 등 요즘 가수들은 줄줄이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다. 또 이 노래가 히트할 경우 정규 음반에 담는다. SG워너비는 김종국ㆍ바이브ㆍ엠투엠 등과 함께 불러 발표한 디지털 싱글 '언터처블'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대히트하자 3집에 수록했다. 또 다른 형태로 여러 가수의 디지털 싱글이 수록된 디지털 음반도 등장했다. '리메이드 0506'은 여러 가수의 디지털 싱글을 3탄으로 나눠 발표한 후, 이를 모아 음반을 출시한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1탄에는 거미ㆍ란ㆍ정재욱ㆍ하울이, 2월 발표한 2탄에는 휘성ㆍ소찬휘ㆍ이지(izi)ㆍMRJ가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널리 알려진 히트곡을 리메이크했다. 조만간 3탄을 발표한 뒤 8월 이들의 곡을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을 선보인다. '리메이드 0506'을 기획한 스펀지엔터테인먼트는 "정재욱의 '가만히 눈을 감고', 란의 '널 사랑해' 등은 온라인에서 무척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디지털 싱글은 대중의 반응 여부에 따라 오프라인 발매가 결정된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음반을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철ㆍ신지ㆍ파란ㆍ에코브릿지는 최근 '레인보우 프로젝트'란 타이틀 안에서 각각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모두 신곡으로 7월 이 노래들을 묶은 옴니버스 음반이 출시된다.이승철의 '떠나지마'는 조성모 히트곡 '피아노'를 프로듀싱한 송재우 씨가 작곡하고 김종국 히트곡 '선물'의 가사를 붙인 이경 씨가 작사를 담당했다. 이밖에도 그룹 파란이 '별의 동화', 신지가 '사랑한다는 한마디', 에코브릿지가 '그대 뒤에서'를 노래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균민 대표는 "여러 가수의 신곡을 디지털 싱글로 선보인 뒤 이를 모아 오프라인 음반으로 출시한다"며 "과거 컴필레이션 음반과 비슷하지만 리메이크곡이 아닌 신곡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싱글은 온라인 및 모바일 시장에서 노래의 히트 가능성을 예측하고 제작비를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한 음반제작자는 "디지털 싱글은 정규 음반 발표 사이 팬들과의 공백을 메운다는 측면도 있다"며 "이젠 음반에 노래를 수록하기 전 히트를 점쳐보는, 혹은 음반 출시 후의 리스크를 줄이는 실험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제작자는 "오프라인 싱글 음반 시장이 보편화된 일본은 가수들이 여러 장의 싱글을 낸 후 1년에 한번 싱글 히트곡을 모은 정규 음반을 낸다. 하지만 국내 음악 시장은 오프라인 싱글 대신 디지털 싱글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무척 독특하다"며 "한 곡의 디지털 싱글에도 작사ㆍ작곡ㆍ편곡비, 녹음비, 뮤직비디오 제작비까지 수천만원의 비용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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