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7.24 18:17 수정 : 2006.07.24 18:17

오늘밤 ‘피디수첩’…김영미 피디, 선원들과 보낸 2박3일 기록

지난 4월4일 소말리아 해적단에게 납치된 원양어선 동원호는 여전히 소말리아 하라데레의 오비아항에 붙들려 있다. 주요 언론이 그들을 잊어갈 즈음 김영미(36) 프리랜서 피디는 홀로 6㎜ 카메라를 들고 그들에게 갔다. 그가 한국 선원 8명, 베트남·중국·인도네시아인 등 외국인 선원 17명과 보낸 2박3일(7월15~17일)의 기록이 25일 밤 11시 문화방송 〈피디수첩〉에서 나간다.

“선장은 육지로 끌려갔고 배에 남은 선원들을 총으로 무장한 해적 20여명이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선원들의 원성이 높다. 중국 대사관 쪽은 중국 선원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한국 정부는 자신들에게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월 말께 미군이 접근하다 해적이 인질 선원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하자 돌아갔다고 한다. 그 뒤 선원들의 불안은 더 커졌다.” 선원들은 김 피디에게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들었는지, 충북도지사는 누가 됐는지 등 한국 사정을 묻기도 했다.

김 피디는 두목 모함메드 압디 아프에니와도 인터뷰했는데 두목은 “전화와 팩스로만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원’이라는 사람과 동원수산의 두바이 관계자하고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적들은 10억원 안팎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액수는 시시때때로 변한다.

해적들 안에서도 여러 파가 엮여 있는데다 인터넷·전화 등 통신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 탓도 있다. 그들은 과도정부나 반군 모두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 요동치는 소말리아 정국도 협상의 큰 걸림돌이었다. 김 피디는 “지금은 이슬람 반군이 정국을 장악해 안정된 편이지만 7월 초께만 해도 과도정부와 총격전을 벌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니 취재도 쉽지 않았다. 소말리아 현지 방송이 동원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5월께 방송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시작한 지 한달 만에 김 피디는 선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예전에 중동 취재하다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반군 쪽과 선이 닿았다. 현지 언론의 도움도 받았다.”

한 선원은 김 피디에게 팔순 어머니에게 영상편지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중국동포 선원은 딸들에게 보낼 편지를 건넸다. 10통의 편지를 떠안고 김 피디는 돌아왔다. “혼자 떠나는 나를 바라보던 선원들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김 피디는 “현지에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가 많은데 한국 정부가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원호가 잡히기 10일 전에도 두바이 유조선도 당했다.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고 이런 상황에 대비하는 매뉴얼도 만들어야 한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