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3 20:02
수정 : 2005.03.03 20:02
일 300년 전통극 실내오페라
일본에서 30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전통극 <소네자키 신주>(曾根岐心中)가 현대적인 실내오페라로 만들어져 국내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극장 오페라단인 도쿄실내가극장이 오는 7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 무대에 올리는 <소네자키 신주>는 1703년 4월 일본 오사카에 있는 소네자키텐진 숲속에서 실제로 일어난 ‘남녀 동반자살 사건’을 소재로 했다. ‘신주’(心中)는 이승에서 못다 이룬 사랑을 저승에서나마 이루기 위해 남녀가 함께 자살하는 정사(情死)를 일컫는다.
사건이 일어난 지 한달만에 치카마쓰 몬자에몬이 일본의 인형극 ‘분라쿠’의 대본으로 써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300년 동안 ‘분라쿠’를 비롯해 ‘가부키’, ‘노’ 등으로도 공연되어 왔다.
이번 공연은 일본 현대음악의 선구자로 일컫어지는 고 이리노 요시노가 1979년 실내오페라 형식으로 작곡했고, 뉴욕 출신으로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젊은 연출가 이즈카 레오가 현대적인 연출로 새롭게 만들었으며, 일본의 대표적인 여성 지휘자 아마누카 유코가 지휘를 맡는다.
작품의 줄거리는 오사카 혼마치의 간장가게 종업원인 도쿠베이는 윤락녀인 오하츠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간장가게 주인 구에몬이 자신을 조카딸과 결혼시켜 가게를 이어나가려고 하자 마침내 동반자살로 사랑을 지킨다는 줄거리.
실제로 일본에서는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걸쳐 남녀의 동반자실이 대단히 유행해 <소네자키 정사>가 공연된 1703년부터 1704년 7월까지 1년반 동안 오사카와 교토에서 900여명의 동반자살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공연에 앞서 마이클 니만 작곡의 오페라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갈라 콘서트도 함께 열린다. 1544-1559.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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