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27 17:52
수정 : 2006.08.27 17:52
EBS, 3D 애니 ‘빼꼼’ 방영…‘야호! 응가네’ ‘아라리쇼’도 잇따라
커다란 백곰은 말이 없다. 삼차원 연산 컴퓨터그래픽(3D)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난 백곰 ‘빼꼼’은 음악과 효과음에 맞춰 엎치락뒤치락 몸으로 코미디를 펼친다. 교육방송이 26일부터 내보내는 5분짜리 애니메이션 〈빼꼼〉(월·화·수 저녁 7시30분)이다.
교육방송과 스페인의 베에르베(BRB)인터내셔널이 공동투자해 알지애니메이션스튜디오가 제작하는 〈빼꼼〉에 교훈은 없다. 실수투성이 빼꼼의 수난기다. 그래도 온갖 불운은 다 따라다닐 것 같은 백곰에겐 어수룩한 매력이 있다. 이 친구, 포기를 모른다. 포동포동한 몸은 호기심에 달떠 있다. 스카이다이빙도 하고 빙벽도 탄다. 배낭을 낙하산으로 착각해 결국 소똥에 머리를 처박게 돼도, 화분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다 온몸에 깁스를 하게 돼도, 다이빙한답시고 높은 계단을 올랐다가 여기저기 받으며 떨어져도…. 빼꼼의 귀여운 몸짓은 웃음을 자아내는 효과음과 함께 계속된다.
〈빼꼼〉은 임아론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아이 러브 스카이〉를 확대한 것이다. 임 감독 등 32명이 제작에 참여한 영상은 매끈하다. 남한길 교육방송 피디는 “2004년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에 출품된 〈아이 러브…〉를 보고 곰 캐릭터와 동작이 재미있어 텔레비전 시리즈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강덕 알지애니메이션스튜디오 대표는 “〈머그잔 여행〉이라는 장편 만화 속 한 캐릭터인데 살을 붙이다가 단편과 시리즈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소년 베베와 빼꼼의 환상 여행을 다룬 〈머그잔 여행〉은 8월15일부터 열리는 제1회 부산어린이국제영화제에서 상영중이다.
줄거리와 대사가 없이, 누구나 이해할 만한 몸으로 하는 개그를 보여주는 〈빼꼼〉은 외국 시청자들에게도 쉽게 접근하고 있다. 올해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의 텔레비전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영국 비비시, 미국의 카툰네트워크, 프랑스 엠6 등 15개 나라 방송사에 수출됐다.
교육방송은 〈빼꼼〉 외에도 국산 애니메이션인 〈야호! 응가네〉(30일 첫 방송, 수 오후 5시25분)와 〈아라리쇼〉(31일 첫 방송, 목~금 저녁 7시30분)를 내보낸다. 〈야호!…〉는 서울로 전학온 초등학생 ‘보리’가 학교와 동네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그린 평면 애니메이션이다. 〈아라리쇼〉는 찰흙 덩어리가 움직이듯 만든 ‘클레이 애니메이션’인데 ‘아라리’라는 캐릭터가 외국인들을 초대손님으로 벌이는 5분짜리 토크쇼 형식이다. 남 피디는 “한국의 문화를 재미있게 알리는 취지”라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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