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25 18:38
수정 : 2006.09.25 18:38
CBS 케이블TV 27·28일 다큐 방송…제도적 문제·공적 지원 다뤄
입양을 다룬 프로그램들은 주로 눈물에 초점을 맞춘다. 낳은 부모를 찾는 사람들의 애달픈 사연이나 감격스런 만남을 중계한다. 기독교 케이블 채널 〈시비에스〉(CBS)가 만든 다큐멘터리 〈입양〉(27·28일, 오전 10시·밤 12시)은 그 눈물을 사회가 함께 닦아주어야 할 문제로 접근한다. 입양을 가로막는 제도적 문제는 무엇인지, 공적 지원은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는지 보여준다.
첫 편에선 국내 상황을 들춘다. 특히 아이를 버리고 가버린 부모들의 친권도 지켜줘야 하는 건지,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다. 김동민 피디는 “보육원에 아이들을 맡기고 5년 넘게 찾아오지도 않는 부모들이 있다”며 “이들이 친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아 아이들은 입양을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권 박탈에 대한 조항이 법에 있지만 세부 기준 등이 불분명해 있으나 마나 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장애아나 나이가 많이 든 아이를 입양한 부부 등 다양한 가족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입양을 쉬쉬하는 문화 탓에 나중에야 비밀을 알게 되는 아이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도 조명한다.
두 번째 편에선 미국, 영국, 독일의 입양 정책을 살핀다. 독일에선 입양을 하면 아이를 낳았을 때와 똑같이 3년 동안 휴가를 쓸 수 있다. 매달 정부가 지원금도 준다. 장애아를 입양하면 재활 치료를 국가보험으로 공짜로 해준다. 미국에선 부모가 마약·알코올 중독이거나 아이를 학대하면 국가가 개입해 떼어놓는다. 카메라는 낳은 부모와 기른 부모, 자녀가 교류하는 ‘개방입양’의 풍경도 비춘다. 이곳에서 입양은 적어도 개인이 홀로 떠안아야 할 문제가 아니다. 김 피디는 “이에 비해 우리는 정부가 입양기관에 허가만 내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입양 지원 정책을 세워도 예산 확보엔 번번이 실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시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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