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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8 07:35 수정 : 2006.09.28 07:35

싱글 '빠라빠빠' 인기 힘입어 1집 발표
타이틀곡 '곤드레 만드레'로 전방위 활동

"멋모르고 행동하다 꾸지람을 들었죠."

KBS 1TV '가요무대' 첫 출연 때 박현빈(24)은 선배 트로트 가수들에게 호되게 혼났다. 선배 대기실로 불려간 그는 "대기실에 찾아와서 선배들에게 인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요즘 신인들은 버릇이 없다"고 눈물 쏙 빠지게 호통을 들었다.

트로트계는 대중음악계에서 선후배간 위계질서가 엄격하기로 소문 나 있다. 평소 복도에서 만난 선배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그지만 대기실을 찾아 인사해야 한다는 걸 몰라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후 그는 선배들의 방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안녕하세요"라고 큰소리로 '신고'를 한다.

에피소드 하나 더 추가.

"가요 프로그램 엔딩 무대에 전 출연진이 나와 노래하잖아요. 들쭉날쭉하게 선 것 같아 키가 좀 작은 제가 무대 중간으로 가려고 했어요. 옆에 있던 장윤정 누나가 제 팔을 잡더군요. '신인이 어떻게 가운데 서려고 하느냐'고요. 중간에 서려는 욕심이 아니라 단지 라인을 예쁘게 맞추기 위해서였는데….(웃음)"

이런 실수를 통해 트로트계의 생리를 하나둘 터득해가고 있는 박현빈이 디지털 싱글 '빠라빠빠'로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첫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곤드레 만드레'. 20대 초반이 부르기엔 다소 성인가요 냄새가 나지만 그의 음색을 타면 흥겨운 신세대 트로트로 변한다.

그러나 박현빈의 골수 팬은 방송사 스튜디오에 닭까지 튀겨오며 아들처럼 알뜰살뜰 보살펴주는 30~40대 '아줌마'. '빠라빠빠'로 데뷔 전에 실전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해 올랐던 밤 업소에서의 경험이 '명확한 타깃층'을 깨닫게 했다.

"울산 업소에서였어요. 저는 물론, 제 노래를 모르니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긴장했죠. 중간 인사말을 외우느라 정신도 없었고요. 그런데 아주머니들이 제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을 정도로 열렬한 반응을 보내주셨습니다. 큰 자신감을 얻었죠."

그의 팬카페인 '가수 박현빈의 빠라빠빠 모임'도 아줌마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어린 팬이 있는 또래 가수가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10대 팬까지 섭렵하려는 건 욕심이란 생각을 한다.

"(동방신기, SS501 등) 신세대 그룹은 아줌마들이 잘 모를 걸요. 전 대부분의 아줌마들이 알아요(웃음). 추구하는 음악이 다르니 팬층이 다를 뿐입니다."

데뷔 전 그의 실전 경험 무대는 또 있었다. 바로 어머니가 노래 강사로 있는 백화점 내 문화센터. 그는 유명한 노래 강사인 어머니의 수업 때마다 성악도 출신답게 목청을 자랑했다. 어린 시절 밥을 챙겨주지 못할 정도로 바쁜 어머니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이젠 그런 어머니가 자랑스럽단다.

"새로이 출발선상에 선 느낌"이라는 박현빈은 기존 트로트 가수와 달리 영역 넓히기에 한창이다.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 주인공으로 첫 연기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12월 우리의 전통 가요를 알리기 위해 태국을 방문한다.

"태국의 공영방송 채널3(BEC TERO)에서 한국의 트로트와 태국 전통가요인 룩퉁의 만남을 모토로 한 공연을 열어요. 우리 음악의 아름다운 가락을 통해 트로트계의 한류 바람을 일으킬 겁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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