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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2 18:45 수정 : 2006.11.13 07:15

‘홍대앞 원빈’ 이지형

록밴드 ‘위퍼’ 출신 이지형…경력 10년만에 솔로 음반·단독공연

“내 음악을 더 잘 알리려면 누구와 일하고 컨셉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등 필요한 것들이 뭔지 알게됐어요. 너무 집착하면 어설픈 사업가에 그치겠지만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의 열정만 잃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78년생 이지형씨는 가수라기보다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보인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들뜬 표정, 앳된 얼굴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이력은 이미 과장급 이상이다. 록밴드 ‘위퍼’를 이끌며 홍대 앞 공연장에선 유명한 ‘음악 경력 10년’ 내공의 소유자다. 올해 이씨는 음악인생에 승부수를 걸었다. 음악 경력 10년만에 직접 쓴 곡으로 솔로 데뷔음반을 냈고, 10일에는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내건 단독 공연을 치렀다.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콘서트는 350석을 꽉 채워 신인 답지 않은 신인의 힘을 보여줬다.

홀로서기에 나선 이씨가 고른 음악 색깔은 ‘모던록’이다. 데뷔 음반 <라디오 데이스>의 노래들은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이 아름다운 포크, 모던록, 일렉트로니카가 섞여있는데 이 가운데 이씨가 가장 추구하는 것은 모던록이다. 이씨를 알고 있던 팬들이라면 뜻밖일 수도 있는 선택이다. 그가 활동한 그룹 위퍼가 홍대앞에서 얼터너티브 록밴드의 대명사 너바나를 완벽하게 복사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머리 기르고 소리 질렀던 시절이에요. 너바나를 너무 좋아해 똑같이 따라하려고 억지로 목소리를 긁고 내질렀던 건데 그래도 그때가 제일 행복했죠.” 이씨가 곱상한 외모로 ‘홍대앞 원빈’이란 별명을 얻은 시절이다.

위퍼가 해체된 뒤 이씨는 서울전자음악단과 언니네 이발관 등에서 세션 활동에 참여하면서 개인 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러면서 위퍼 시절과는 다른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가진 자신만의 음악을 찾았다. 그게 모던록이다. “하드 코어처럼 뒤집어지면서 기타를 부수는 울림과, 여백 많고 감성적인 울림은 다르지만 열정은 같다는 걸 깨달았아요.” 자신이 직접 ‘바리스타’란 레이블도 만들어 제작자로도 나섰다. “속세가 어떤 건지를 알아야 속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예술이란 게 원래 속세 안에서만 가능하잖아요. 아직 프로페셔널하지 못하지만 제대로 알 수 있을 때까지 속세에 흠뻑 젖어볼 생각이에요.”

이씨는 10일 공연에 이어 다시 12월27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단독콘서트를 연다. 내년에는 이한철씨와도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1집에서는 음향 문제로 어쿠스틱 기타가 생각했던 것만큼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아 속상했어요. 내년 봄에 나올 2집에는 1집보다 더 조용하면서도 강하고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이지형 ‘라디오 데이스’ ‘베이비 베이비’ 노래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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