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1.17 20:22
수정 : 2006.11.17 20:22
‘개털 인생’ 눈물과 웃음 ‘삐죽’
모두들, 괜찮아요?(K2 밤 0시25분)=상훈(김유석)은 7년째 영화감독을 준비하고 있다. 상훈의 장인(이순재)은 젊은 시절엔 한량으로 배다른 아들과 딸을 낳아놓더니 지금은 치매를 앓아 가족들 속을 썩인다. 여기에 어린 아들 병국(강산)까지 돌봐야 하니 민경(김호정)에겐 일상이 버겁기만 하다. 한때는 앞날이 기대되는 무용수였던 그는 삶에 찌들어 악을 써대는 무용학원 원장이다. 답답한 민경은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가 남편의 팔자를 묻는데, 답은 “개털 인생에다 바람기까지 있다”는 것이다. 어느날 이 가정이 삐꺽거리기 시작한다. 상훈이 다른 여성에게 지나치게 친절하자 민경은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민경의 오빠까지 나타나 집안의 평화를 깨놓는다.
남선호 감독 자신의 경험담이 스며 있는 이 영화는 과도한 자기 연민이나 사회 비판은 피해가며 소박하게 ‘개털 인생’들을 담았다. 어깨에 힘 빼고 따뜻한 시선으로 서민 가정의 애환을 바라본다. 세 주연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깔끔한 연출력이 어우러져 보다보면 살짝 눈물도 고이고 웃음도 나는 영화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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