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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방송 주말사극 〈연개소문〉의 유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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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게시판에는 ''대조영'에서의 연개소문은 항상 스스로 나 자신과의 싸우면서 고구려를 지켜야 하는 고독한 영웅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그의 고독함에는 인간적인 외로움과 연민이 느껴집니다'(네티즌 고원상)는 등 연개소문의 애국심과 남자다운 기개에 표를 던지는 글이 많이 올라와있다. 이에 반해 '연개소문'에서의 청년 연개소문은 자신의 조국 고구려를 '오랑캐'라 부르는 아내를 비롯한 수나라 귀족들과 어울린다. 수나라 상단의 노예로 팔려가던 중 상단 주인과 인연을 맺어 노예 신분을 벗고 수나라 귀족 가문의 여자와 결혼했기 때문. 그런 그에게 아직껏 고구려는 자신이 태어난 땅 정도의 의미다. 현재 청년 연개소문은 수나라와 고구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러한 청년 연개소문의 모습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빨리 중년 연개소문으로 바꿨으면 합니다'(네티즌 이미진)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연개소문의 고뇌하고 방황하던 청년시절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고구려 영웅 연개소문은 주말 저녁 청ㆍ장년을 넘나들며 바쁜 행보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처럼 동기간에 방송되는 두 사극이 다루는 시대와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에 대해 "다양성을 해치는 전파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그로인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 물론 두 사극 공히 1~2년 전부터 개별적으로 기획된데다 방송 편성을 일부러 맞붙이려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비난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한 감이 있다. 또 중국의 동북공정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방송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고구려사를 조명하는 사극이 많이 나오는 것 역시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다만 TV 사극이 일반 드라마와 달리 정치ㆍ사회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되도록 피해야 할 선택이었음은 분명하다. '대조영'에서 설인귀에게 활을 맞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연개소문은 12월3일 방송에서 임종을 맡게 된다. 그는 눈을 감으면서 대조영에게 "고구려를 부탁한다"고 말한다. 한편 '연개소문'의 1~2회 때 잠시 모습을 보였던 장년의 연개소문은 1월께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대조영'에서 죽은 연개소문이 부활하는 것이기도 하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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