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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특집극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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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특집극 ‘기적’ 주말 방송
50대 남자 주인공 삼은 노희경작
“누구나가 겪는 일인 줄 머리로는 아는데, 나는 자꾸 억울해.”
이 세상에 삶만 있기를 바라는 것은 죽음만이 있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데도 우리는 자꾸 억울하다. 머리로는 알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방송사 편성국장인 장영철(장용)은 갑자기 폐암선고를 받는다. 지금껏 승승장구해온 운좋은 인생길. 정리하려고 보니 그제야 비루하고 헐벗은 인생의 속살이 드러난다.
‘죽은 자를 위해 백명이 진심으로 울어준다면 천국에 갈 것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자신을 위해 울어줄 사람을 꼽아본다. 지금껏 곁도 주지 않았던 어머니(김영옥)와 가부장적인 그를 경원시하는 자식들(정기성, 사강, 유정석), 속을 터놓기 어려운 친구들 중 누구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문화방송 창사 45돌 특집 드라마 〈기적〉은 1995년 〈엄마의 치자꽃〉 이후 십여년 만에 노희경 작가와 박복만 피디가 다시 만나 만든 작품이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 처음으로 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50대 중반 남자 주인공의 고독감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가 나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박복만 피디는 “죽음과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종교적인 자기성찰을 일상에 용해한 드라마”라고 했다. 지난 3월 신춘특집극 〈우리 다시 사랑할까요?〉를 끝으로 은퇴했던 박 피디는 “앞을 향해 갈 때는 남을 보지도 못하고, 포용도 못하고, 못한 일이 훨씬 많았다. 주변과 화해를 하며 나아가야 진정한 삶이다”라는 자신의 깨달음 또한 극에 얹었다.
장영철 역을 맡은 배우 장용씨도 “두 부부가 숲길을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주제를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4부작, 12월9일(토) 밤 9시40분 첫 방송.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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