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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1 18:32 수정 : 2006.12.11 22:49

백지영

3년만에 단독콘서트 여는 백지영
10대서 40대까지 팬층 넓어져
아픔 딛고 최근 옷가게도 열어

‘음악이여, 그대는 사막같은 날 깨우고/한여름 소나기로 내게 다가섰습니다/내 오만함을 일깨우고/내 부족함으로 긴 시간을 돌아/지금에 오게 했습니다…/그대는 날 그대일 수밖에 없게 합니다’

백지영(30)에게 ‘음악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그는 가수 오현란의 2집 인트로에 있는 독백을 낭송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정말 혼자가 됐을 때 따뜻하게 쓰다듬고, 달래주고,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지난봄 들고 나온 5집 〈스마일 어게인〉에는 그의 이런 생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가 ‘사랑 안해’를 부를 때, 노래는 묘한 울림을 객석으로 옮겼고 객석은 그 울림에 6년 만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답했다. “무대에서 노래할 때마다 노래 곳곳에 뒀던 감정의 포인트를 관객들도 함께 따라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노래에 대한 애정을 관객들과 내가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죠.”

6년 전 터진 비디오 사건의 주인공으로만 기억되며 잊혀지는 듯했던 ‘가수’ 백지영은 올해 노래로 돌아와 그의 앨범 제목처럼 다시 웃었다.

“‘포기할 수 있었는데 다시 일어섰다’고 하는 기사들을 보면 내 자신이 갑자기 대견하게 느껴지고 감사하죠.(웃음) 저는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없고 그저 다른 가수들도 다 겪는 어려움의 고비를 나도 넘은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시련이 오히려 약이 됐는지 데뷔 때 10대와 20대에 인기있는 ‘댄스 가수’였던 그는 이제 중년층까지 아우르는 가수다. 올해 서른살이 된 그는 “20대와 40대 중간에 있는 나이라서 팬층이 넓은 것 같다”고 웃으며 답한다.

“요즘엔 10대 팬들도 많이 생겨서 교복 입고 공연 보러 오는 걸 보면 귀엽고, 예뻐해주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그들의 환상을 만족시켜줄 자신은 없어요.”

여러 사람이 공감하는 ‘울림’을 얻은 대신 연예인의 생명과도 같은 ‘환상’은 포기한 것일까. 그가 2년 전부터 시작한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문패는 ‘사람들은 가끔 진실에 실망하고 거짓에 열광한다’다.


“다른 연예인들 미니홈피에 가봤는데 여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남자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멋있고, 방문자 수는 몇만명이고…. 이런 환상은 다 물거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일부러 찌그러진 사진도 올리고 내 주변사람들, 강아지, 사랑에 대한 제 생각을 주로 보여드리고 있어요.”

백지영
서른이 되면서 예전에 마음쓰던 것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마음이 여유로워졌다는 그는 얼마 전 그의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옷가게를 열었다. 그가 직접 지은 가게 이름은 ‘더 팜므 파탈’. 파울루 코엘류의 베스트셀러 소설 <11분>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을 묘사한 단어인데, 소설이 인상깊어 그렇게 지었단다. <11분>은 마리아라는 브라질 성매매 여성의 여정을 통해 성과 사랑의 성(聖)스러움을 그린 소설이다.

옷가게 일과 콘서트 준비로 정신이 없다며 고개를 내젓던 그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는 물음에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

“앞으로도 듣는 사람들이 마치 저를 아는 사람인 것처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내가 장르를 만들어내서라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는 오는 24일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콘서트 홀에서 ‘여왕의 귀환’이라는 문패를 걸고 단독 콘서트를 연다. 공연문의 1544-2498.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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