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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3 21:11 수정 : 2006.12.13 21:11

백현/ 문지윤 / 강경준

‘누나’ 등 드라마서 착한 이미지 인기

착한 남동생이 뜨고 있다. 과거 드라마 속 남동생들은 대부분 집안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잘나가는 형 밑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형과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비뚤어지기 일쑤였다. 제 한 몸 바쳐 희생하는 건 주로 여동생의 몫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착한 남동생들이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속 남동생의 이미지가 달라지고 있다.

문화방송 주말연속극 〈누나〉에서 건실한 청년으로 사랑받는 건세(강경준·사진 맨 오른쪽)가 대표적이다. 건세는 교수를 꿈꾸는 똑똑한 형 건우(김성수)를 두었지만 형을 미워하기보다는 존경하고 따르는 동생으로 그려진다. 가끔 “형의 반만이라도 닮아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여자가 알고 보니 형의 애인이라 마음고생도 하지만 나쁜 마음을 품거나 반항하지도 않는다. 건우가 공부 잘하는 걸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건세는 동대문 시장에서 일꾼으로 일하면서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누나 건숙(윤유선)이 살 집의 보증금을 대주는 등 착한 모습으로 사랑받는다. 〈누나〉의 게시판에는 이런 건세를 칭찬하는 글들이 많다.

〈누나〉 속 또 다른 남동생, 혁주(백현·왼쪽)는 ‘개과천선’하는 모습으로 인기를 끈다. 철없는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아버지의 실종과 집안의 몰락으로 주차요원, 막노동을 하면서 가장인 누나 승주(송윤아)를 도와 집안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천성이 착했던 건세와 달리, 철없던 혁주가 책임감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문화방송 일일드라마 〈얼마나 좋길래〉에서 사고만 칠 것 같지만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는 동수(김지훈) 동생 동석(문지윤·가운데)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문지윤은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등 많은 드라마에서 동생 역을 했지만 착한 동생의 이미지로 사랑받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런 남동생들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달라진 가족 형태에서 비롯된다. 〈눈꽃〉(에스비에스) 〈눈의 여왕〉(한국방송) 〈90일, 사랑할 시간〉(문화방송) 등 가족이 해체된 드라마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따뜻한 가족애를 꿈꾸는 이상향이 엿보이기도 한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명석씨는 “예전에는 대가족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많아 다양한 가족 구성원을 보여주었지만 요즘 같은 핵가족시대에는 드라마에서도 주로 ‘외둥이’가 등장해 동생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며 “이런 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이런 아들이 있었으면 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반영된 변화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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