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14 17:49
수정 : 2006.12.15 14:53
|
〈시크투어〉
|
동아TV-지마켓·엠TV-디앤샵 제작 협조…“상품구매 유도” 우려도
지상파와 포털이 손잡은 데 이어(〈한겨레〉 5월11일치) 위성·케이블 채널이 온라인 종합 쇼핑몰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방송사는 시청자의 참여를 높여 인지도를 쌓고, 쇼핑몰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으로 주목받는다.
동아티브이는 지난 11월, 방송인 김준희가 운영하는 ‘에바주니’의 스타일리스트를 뽑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트렌드 나우〉를 선보인 데 이어, ‘지마켓’과 함께 〈유행예감〉을 제작하고 있다. 지마켓 안에 프로그램 꼭지를 따로 마련해두고 프로그램에서 짚은 유행 경향에 맞는 지마켓 제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동아티브이는 이를 시작으로 지마켓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엠티브이는 여행프로그램 〈시크투어〉를 ‘다음커머스’에서 운영하는 ‘디앤샵’과 함께 기획했다. 디앤샵 방문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선발했고, 디앤샵에서 제작비를 받아 1주일간 해외촬영을 떠났다. 디앤샵도 쇼핑몰 안에 〈시크투어〉를 위한 사이트를 마련해 놓고, 참가자들이 현지에서 직접 찍은 ‘스타일 제안’ 동영상을 곁들이며 판매로 연결시키는 중이다.
위성·케이블사와 쇼핑몰의 만남은 대부분 방송사가 쇼핑몰로부터 제작비를 받고, 쇼핑몰은 프로그램에 소비자를 참여시키거나 사이트 안에 이용할 정보를 제공받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아직까지는 ‘스폰서’인 쇼핑몰의 의도에 맞게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지상파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한 위성·케이블채널은 제작비 부담을 덜면 새로운 기획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눈치다. 동아티브이 편성팀 안주현씨는 “쇼핑몰 방문자들에게 프로그램을 홍보해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다”며 “온라인과 텔레비전은 경쟁관계지만 케이블에서는 그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상파와 포털의 연계와는 달리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소비형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지난해 〈진실게임〉에 출연한 ‘4억 소녀’나, 〈해피선데이〉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한 아이의 엄마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방송 후 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방송매체의 파급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분과장 김언경씨는 “제품 홍보가 프로그램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상품가치에 대한 판단기준이 흐려져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엠티브이 제공
광고
기사공유하기